1월 한국영화의 성적은 아쉬웠다. 설 연휴를 겨냥했던 '유령'과 '교섭'이 고전하며 일본영화·애니메이션에게 박스오피스 상위권 자리를 내주었다. 이 가운데 칸 국제영화제 등 해외 유수 영화제를 사로잡은 한국영화 '다음 소희'가 출격한다. 정주리 감독·배우 배두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던 '다음 소희'가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 실습에 나가며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 '도희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던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의 모티프는 지난 2017년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회피하는 모습이 씁쓸하게 그려진다.
정주리 감독은 "실제 사건을 모티프로 하여 콜센터 환경이나 사건의 구성 등은 가급적 사실적으로 채우려고 했다. 다만 극 중 '소희'나 그의 죽음에 관해 알아가는 '유진' 등은 완벽히 허구의 인물이다. 관객들이 보실 때 실제 이런 일이 있었고 그 일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거 같다"라고 말했다.
정 감독은 영화의 모티프가 된 사건을 뒤늦게 알았다는 점과 어른으로서 느끼는 죄책감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제야 이 사건에 관해 알게 되었다. 어쩌면 저도 그 일을 반복하게 만든 사회의 일원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를 (현재 시점에)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극 중 '소희'는 비단 2017년 벌어진 특성화고 콜센터 실습생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고교생 실습생 사고는 이후로도 반복되었고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정 감독은 이 세상 모든 '소희'에 대한 미안함과 참담한 마음을 담아내려고 했다.
정 감독은 영화 제목에 담긴 의미를 강조하며 "이건 '소희'만의 이야기나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계속해서 비슷한 사고가 벌어졌다. 영화를 한창 찍고 있을 때 한 학생이 여수에서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가 죽고 말았다. 그 학생도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거였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또 다른 사고로 잊히는 과정을 보는 게 참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메시지를 주겠다는 마음보다는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우린 왜 이런 처지에 있는지를 최대한 이해해 보고 싶었다. 세상에 살고 있을 많은 소희가 이 영화를 통해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거들었다.
'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제42회 아미앵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비롯한 3관왕, 제26회 판타지아영화제 폐막작 선정과 더불어 감독상, 관객상까지 2관왕을 거머쥐며 전 세계 관객들이 공감하는 작품으로서 뜻깊은 성취를 이루었다.
영화 '다음 소희'로 장편 영화에 데뷔하게 된 배우 김시은은 칸 국제영화제 초청 소식에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첫 장편 영화가 해외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극 중 '유진'을 연기한 배두나는 "그동안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가깝지만 멀리서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니 떨리고 설렌다. 관객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정주리 감독은 '도희야'에 이어 '다음 소희'에서도 배두나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정 감독은 "'유진'이라는 인물은 형사가 아니라 해당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 현장 실습에 관한 고민을 해왔던 분들을 모델로 했다. 제가 해당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주었고 그들이 '유진'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이 역할을 배두나 씨에게 준 건 너무나 어려운 역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라고 전했다.
배두나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감독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구나"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재나 주제 의식 등 모든 점에서 또 한 번 반했다. 감독님이 어떤 역할을 시키시든 옆을 지키며 서포트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정 감독의 말대로 '유진'은 어려운 캐릭터였다. 인물의 전사나 내면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표현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구조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내야 했다.
배두나는 "확실히 어려운 역할이었다"라며 "역할이나 구조도 독특하지 않나. 두 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1부와 2부로 나뉘어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한다. '유진'은 두 번째 등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앞서 벌어진 일들이 반복되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됐다. 되짚을 때 섬세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담담하게 관객과 함께 페이스를 맞춰가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주리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과 담백한 연출력 그리고 배두나와 김시은의 열연이 돋보이는 '다음 소희'는 오는 2월 8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38분이고 관람 등급은 15세다.
지난 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언론·배급 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 '다음 소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 실습에 나가며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장편 데뷔작 '도희야'로 제67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되고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었던 정주리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의 모티프는 지난 2017년 특성화 고등학교에서 콜센터로 현장 실습을 나갔던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사건이다. 보호받아야 할 아이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끔찍한 사고가 벌어졌지만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 회피하는 모습이 씁쓸하게 그려진다.
정 감독은 영화의 모티프가 된 사건을 뒤늦게 알았다는 점과 어른으로서 느끼는 죄책감으로 이야기를 그려나갔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이제야 이 사건에 관해 알게 되었다. 어쩌면 저도 그 일을 반복하게 만든 사회의 일원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 이야기를 (현재 시점에) 해야겠다고 결심했다"라고 말했다.
극 중 '소희'는 비단 2017년 벌어진 특성화고 콜센터 실습생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고교생 실습생 사고는 이후로도 반복되었고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정 감독은 이 세상 모든 '소희'에 대한 미안함과 참담한 마음을 담아내려고 했다.
정 감독은 영화 제목에 담긴 의미를 강조하며 "이건 '소희'만의 이야기나 하나의 사건이 아니다. 계속해서 비슷한 사고가 벌어졌다. 영화를 한창 찍고 있을 때 한 학생이 여수에서 요트 바닥에 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다가 죽고 말았다. 그 학생도 현장실습을 나갔다가 사고를 당한 거였다. 비슷한 사고가 반복되고 또 다른 사고로 잊히는 과정을 보는 게 참담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메시지를 주겠다는 마음보다는 우리가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우린 왜 이런 처지에 있는지를 최대한 이해해 보고 싶었다. 세상에 살고 있을 많은 소희가 이 영화를 통해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거들었다.
'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여기에 제42회 아미앵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비롯한 3관왕, 제26회 판타지아영화제 폐막작 선정과 더불어 감독상, 관객상까지 2관왕을 거머쥐며 전 세계 관객들이 공감하는 작품으로서 뜻깊은 성취를 이루었다.
영화 '다음 소희'로 장편 영화에 데뷔하게 된 배우 김시은은 칸 국제영화제 초청 소식에 부담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첫 장편 영화가 해외에서도 많은 호평을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밝혔다.
극 중 '유진'을 연기한 배두나는 "그동안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가깝지만 멀리서 일어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이제 한국 관객들과 만난다고 생각하니 떨리고 설렌다. 관객분들이 어떤 이야기를 해주실지 궁금하다"라고 소감을 털어놓았다.
정주리 감독은 '도희야'에 이어 '다음 소희'에서도 배두나와 함께 호흡을 맞추었다.
정 감독은 "'유진'이라는 인물은 형사가 아니라 해당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 현장 실습에 관한 고민을 해왔던 분들을 모델로 했다. 제가 해당 사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이야기를 다루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목소리를 내주었고 그들이 '유진'의 모델이 되어주었다. 이 역할을 배두나 씨에게 준 건 너무나 어려운 역할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감정을 제대로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 필요했다"라고 전했다.
배두나는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감독님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으셨구나" 감탄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재나 주제 의식 등 모든 점에서 또 한 번 반했다. 감독님이 어떤 역할을 시키시든 옆을 지키며 서포트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정 감독의 말대로 '유진'은 어려운 캐릭터였다. 인물의 전사나 내면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표현에도 어려움이 있었고 구조적으로도 기능적으로도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해내야 했다.
배두나는 "확실히 어려운 역할이었다"라며 "역할이나 구조도 독특하지 않나. 두 명의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1부와 2부로 나뉘어 이야기를 끌고 가야 한다. '유진'은 두 번째 등장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앞서 벌어진 일들이 반복되는 느낌이 들어서는 안 됐다. 되짚을 때 섬세하게 연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담담하게 관객과 함께 페이스를 맞춰가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정주리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과 담백한 연출력 그리고 배두나와 김시은의 열연이 돋보이는 '다음 소희'는 오는 2월 8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38분이고 관람 등급은 15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