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중 포스코케미칼, 에쓰오일, LG에너지솔루션, 호텔신라, LG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아, GS건설, 현대위아, LG화학, 현대제철, 에스원 등 주요 대기업들이 4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국내 상장사의 4분기 '어닝 쇼크'는 이미 시장에 알려진 사실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분기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32조69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기전자, 철강·금속, 유통, 통신, 증권 등 대부분 업종이 전년 대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실적 추정치가 높아지는 기업에 투자자 관심이 높다. 어닝 쇼크 분위기에서 실적 성장을 기록한다면 주가도 차별화될 것이란 인식에서다. 최근 1개월간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되고 전년 동기 대비 가장 가파른 실적 개선이 점쳐지는 기업은 이마트다. 코스피200 종목 중 증권사 세 곳 이상이 추정한 결과다.
외국인은 올해 증시 개장 후 17거래일째 순매수 중이다. 연초 이후 5조856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이 주로 순매수한 종목은 실적 개선 종목보다는 대형주 위주다. 외국인 자금은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성격이 강한 만큼 대형주를 중심으로 자금이 흘러들어갔다.
대부분이 삼성전자로 몰렸다.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벌써 2조원 가까이 사들였다. SK하이닉스(6376억원), 신한지주(2421억원), 하나금융지주(2076억원), 현대차(2037억원), LG화학(1827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익률은 단연 외국인 수급이 몰린 종목이 앞선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을 살펴보면 이마트는 9.18%,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8.51%, 현대백화점은 5.25%에 그쳤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5.55%, 23.07%로 더 높다. 신한지주(27.56%), 하나금융지주(16.28%), 현대차(15.83%) 등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수급에 맞춰야 할 시기라고 본다.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 증가율은 -48.7%로 역대급으로 가장 저조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오히려 바닥을 확인한 외국인들이 매수 여력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또 외국인 수급에 따라 지수가 상승하는 '베타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기존 모델 포트폴리오 자료에서 실적 희소성을 근거로 '모멘텀'에 베팅을 크게 했는데 급작스러운 외국인 수급 규모와 추세성에 따라 베타 장세에 유리한 '역발상'으로 변경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