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첫 스타트를 당내 초선 강경파 모임인 ‘처럼회’ 만남으로 끊었다. 이 대표는 25일 서울 마포구 한 호텔에서 처럼회 소속 의원들과 오찬 회동을 했다.
이날 오찬 모임에는 처럼회 소속인 △김용민 △황운하 △최혜영 △장경태 △최강욱 △윤영덕 △양이원영 △강민정 △민병덕 △정필모 △김남국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 측에선 박찬대 최고위원이 이 대표와 함께 오찬에 동행했다. 참석 의원들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오찬 회동에서 설 민심 동향과 당무에 관한 개인 의견을 이 대표에게 전한 것으로 보인다.
처럼회는 이 대표의 '나 홀로 출석' 의지를 존중한다는 입장과 동시에 △검찰 개혁 △김건희 여사 특별검사제(특검) 등을 추진하겠다는 태도다.
이어 '이 대표의 검찰 조사를 계기로 검찰 개혁과 관련 추가적인 행동에 나설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좀 더 논의해 볼 생각"이라며 "설 민심을 보면서 검찰 독재에 대해 수수방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에 대해선 대체로 공감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조금 더 논의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당내에서는 이 대표의 검찰 리스크에 대한 위기감도 전해진다. 민주당 내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출석하든 안 하든 영장 청구는 정해진 수순"이라며 "여러 건을 걸쳐 놓고 일단 영장을 신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역 의원인 이 대표는 회기 중 체포동의안 가결 없이 구속되지 않지만 체포동의안 투표 과정에서 벌어질 '방탄 논란'은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개인의 사법 리스크 대응에 당력을 과도하게 집중하면 당 전반의 리스크로 확산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원욱, 김종민 등 비명계 의원 30여 명이 오는 31일 '민주당의 길'이라는 연구모임을 출범하면서 이 같은 목소리는 확산될 전망이다.
한편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핵심 친명인 '처럼회'와 오찬한 것을 겨냥해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평일에는 당무를 해야 해서 검찰 소환을 미루더니 당내 강성파를 만나 용기를 얻는 것, 위로를 받는 것이 이 대표가 말하는 당무인가 보다"며 "가짜에 남다른 뚝심을 보여주는 처럼회와의 전략회의에서 국민 기대에 부응할 대책이 나올 리 만무하지만 그래도 조금의 기대를 걸어본다면 이제는 물음에 답을 달라"고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