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좁다" 우주에서 '미래' 찾는 제약·바이오

엑시옴 스페이스의 세계 최초 상업용 우주정거장 '엑시옴 스테이션. [사진=보령]

우주 바이오·헬스케어 분야가 제약·바이오 업계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우주 공간을 활용한 신약 개발은 물론 우주에서 발생하는 인체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산업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도 관련 지원 정책 마련에 나서면서 다가올 우주 시대 대비에 나섰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보령은 지난달 21일 미국의 우주 정거장 건설 스타트업인 액시엄 스페이스에 5000만 달러(약 642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하고 액시엄 주식 29만5980주를 추가 취득했다. 이로써 보령은 기존 투자금 1000만 달러를 포함, 액시엄의 지분 2.68%를 확보했다.

앞서 보령은 올해 초 미래 우주 시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우주 헬스케어 관련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겠다는 목표를 제시하며 ‘CIS(Care In Space) 프로젝트’를 발표한 바 있다. 미개척 분야인 우주공간에서의 헬스케어 시장을 선점함으로써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에 보령은 지난 4월부터 액시엄, 미국 항공우주국(NASA), 하버드, MIT 등 우주산업 내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우주 공간에서의 다양한 헬스케어 이슈를 탐색하고 사업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CIS 챌린지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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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관계자는 "이번 액시엄 스페이스에 전략 투자는 향후 보령이 매년 개최할 CIS 챌린지와 더불어 새롭게 열리는 민간 중심의 우주 산업에서 선도적이고 다양한 사업 기회를 찾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지켐생명과학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해 NASA의 '인간 연구 프로그램(HRP)' 프로젝트 일환인 우주방사선 치료제 연구과제에 선정됐다. 현재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에서 신약 후보물질 EC-18을 이용해 급성방사선 증후군(ARS) 치료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 EC-18은 미국 특허청으로부터 ARS 치료제 특허 등록 허가를 받았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됐다.
 
일각에선 이러한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두고 무리한 투자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해외에선 이미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우주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머크는 2017년부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를 우주정거장에서 제조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우주에서 약물 제조 시 단백질 결정이 바닥으로 가라앉지 않아 더 균질하고 고순도 약물 생성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에는 우주정거장에서 무중력 상태를 이용한 고순도 키트루다 제조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도 나노입자와 무중력상태를 이용한 새로운 약물전달 기법을 연구 중이다.

시장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우주산업은 2020년 기준 4470억 달러(약 550조원) 규모로 매년 8%씩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도 관련 산업 육성에 나섰다. 우선 향후 5년간 450억원 규모의 육성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 분야는 우주환경 활용 의과학 프런티어 연구, 우주환경 대응 핵심기술 국제공동개발, 우주의학 연구지원 및 생태계 구축 등이다. 연구를 통해 우주환경 속에서 인체 건강상태를 파악하거나 질병 발생을 예측하는 기술을 확보하거나 발굴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주 헬스케어 시장은 아직 미개척 분야로 시장규모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최근 국내 제약업계가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보령 외에도 우주 헬스케어에 도전하는 기업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