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는 예상보다 낮은 지표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관계자의 매파적 발언으로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두려움이 시장에 퍼졌다.
18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13.89포인트(1.89%) 떨어진 3만33911.22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2.11포인트(1.56%) 내린 3928.8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38.1포인트(1.24%) 밀린 1만957.01에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이날 발표한 경제지표의 영향을 받았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줄어든 동시에 경기 침체 가능성도 거론됐다.
이날 발표된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의 예상보다 긍정적이었다. 12월 PPI는 전월 대비 -0.5%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0.1%)를 크게 하회했다. 이는 물가 상승이 크게 둔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을 줄일 것이라는 희망을 줬다. CME 페드워치는 2월 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베이비스텝을 단행할 것을 확실하게 보고 있다.
문제는 소매 판매였다. 같은 날 미국 상무부는 지난해 12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1.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0.8%)를 크게 하회한 수치다. 이로써 미국의 소매 판매는 지난 11월 소매판매(-1%)에 이어 2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대출 금리 상승으로 소비자의 수요가 얼어붙고 있다는 신호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도 경제 성장을 유지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경기 침체 도래가 우려된다는 취지다.
연준 관계자의 매파적 발언도 경기 침체 우려를 키웠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WSJ와의 행사에서 올해 최종금리가 5.25~5.50%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인 4.75~5.0을 훌쩍 뛰어넘는 견해다. 예상보다 강한 수준의 긴축이 단행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주가는 고꾸라졌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연준이 최종 목표인 2%에 맞추려면 기준금리를 5%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고용시장도 좋지 않은 점이 경기 침체 공포를 확산시켰다. 미국의 대표 테크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는 매출 성장세 둔화에 대비해 3월 31일까지 직원 1만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를 통해 "이번 조치를 통해 MS가 더 강력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력 감축 대상은 전체 직원의 5% 미만이 될 것이다. 대상자는 이번주부터 해고 여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도 긴장감을 표했다. BMO 자산관리의 마 영 유 수석투자전략가는 "올해 시작은 매우 좋았지만 지금 어닝시즌에 들어갔고 이날 소매판매, 전날 공개된 뉴욕 제조업지수 등 데이터가 약해지고 있다. 2월 FOMC도 다가오고 있다"면서 "모든 요소는 단기적으로 주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개별 기업의 움직임으로는 △J.B 헌트트랜스포트서비스 4.95% △모더나 3.32% △씨게이트 3.04% 올랐고 △크래프트하인즈 -6.31% △PNC -6.04 % △카맥스 -5.98% 하락했다.
이날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70달러(0.87%) 하락한 배럴당 79.48달러로 거래됐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3월물 브렌트유는 0.94달러(1.1%) 내린 배럴당 84.98달러로 집계됐다.
금값도 하락했다. 2월물 가격은 3.60 달러(0.19%) 하락해 온스당 1906.30 달러를 기록했다.
가상화폐 가격도 떨어졌다. 17시께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전날 동시간 대비 2.78% 하락해 개당 2만 705.77 달러 주변을 맴돌았다. 이더리움도 전날 동시간 대비 3.57% 떨어져 개당 1522 달러를 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