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은 121조207억 위안(약 2경2198조원)으로 전년 대비 3.0% 증가했다. 이는 트레이딩이코노믹스가 예상한 전망치 2.8%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중국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 5.5% 안팎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앞서 2021년 중국 GDP 성장률은 전년도 기저효과로 8.4%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발발 초기인 2020년(2.3%)을 제외하면 문화대혁명(1966~1976)이 끝난 해인 1976년(-1.6%) 이후 두 번째로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중국 정부가 GDP 성장률 목표 달성에 실패한 건 목표치를 처음 제시한 1994년 이후 1998년과 2014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1998년에는 8.0%의 목표치를 제시했으나 7.8%를 기록했고, 2014년에는 '7.5% 안팎'을 제시했으나 7.4%를 기록했다. 다만, 2014년은 '안팎'으로 제시했기에 사실상 달성했다는 평가도 있다.
중국 GDP 성장률은 2021년 1분기 18.3%를 정점으로 7.9%, 4.9%, 4%로 큰 폭의 둔화세를 보이다가 2022년 1분기에는 4.8%로 반등했다. 하지만 2분기 상하이 등 주요 도시의 봉쇄 여파로 0.4%로 급전 직하했다가 봉쇄 조치가 완화된 후 3분기에 다시 3.9%를 기록했다. 그러나 4분기 위드코로나로 갑작스럽게 전환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중국 경제가 입은 충격이 고스란히 반영됐다.
이날 발표된 중국 12월 주요 경제지표는 생각보다 양호했다. 소비·생산·투자 모두 전망치를 웃돈 것. 12월 소매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다. 소매판매액 증가율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시장 예상치 -8.3%는 물론이고 전달치 -5.9%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초 중국의 고강도 방역 조치가 완화되자 중국 내 소비가 소폭 개선되는 모습이다.
제조업 등의 동향 지표인 산업생산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인 0.8%는 웃돌았지만 전달치인 2.2%는 밑돌았다. 중국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상하이 봉쇄 여파로 작년 4월(-2.9%)에 마이너스로 떨어진 뒤 5월에는 0.7% 증가로 반등했다. 이후 증가율이 6월 3.9%, 7월 3.8%, 8월 4.2%, 9월 6.3%로 올랐으나 10월 5.0%, 11월 2.2%로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수출, 소비와 더불어 중국의 3대 경제 성장 엔진으로 평가되는 고정자산투자는 지난해 1~12월 전년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1∼11월 증가율인 5.3%는 물론 시장 전망치 5.5%보다도 떨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