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쌀 시장격리를 의무화하는 '양곡관리법' 개정안 직권상정을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농해수위에서 본회의 직회부를 의결한 양곡관리법을 국민의힘 소속인 김도읍 법사위원장이 이날 전체회의에 '직권으로' 재상정한 것에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법사위 계류 법안임을 내세우며 위헌 여부를 다시 따져봐야 한다고 반발했다.
애초 민주당은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했으나, 이날 김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법사위에 직권 재상정하면서 체계·자구심사권한을 남용했다는 취지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양곡관리법이 여야 간사 합의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위원장께서 직권으로 상정을 하셨는데 저는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 의원은 "국회법을 개정하는 과정 속에서 (양곡관리법이) 상임위에서 의결한 지 60일이 지났는데도 불구, 법사위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상정해서 토론하지 않고 결정하지 않으면 당연히 상임위로 가져가 5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 본회의에 부의되는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따.
같은당 박주민 의원도 이날 "위원장님꼐서 국회법의 취지에 반하는 상정을 하신 것 아닌가 생각이 들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 철회될 필요가 있다"고 반발했다. 김승원 문주당 의원도 "김 위원장께서 직권상정을 해서 제가 볼 때는 국회법에 명시적으로 반하지 않지만, 국회법 개정 취지에는 반하는 직권상정을 하셨다"고 꼬집었다.
◆與 "위원장 직권회부 문제 없어…민주당 때문"
반면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의 위헌성을 지적하며 법사위의 심사 권한을 강조했다. 야당 단독으로 이뤄진 농해수위 의결과정도 문제삼았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양곡관리법과 관련해서는 어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본회의에 직접 부의하자는 의결이 있었지만 그 법안 자체는 여전히 법사위에서 계류 중인 법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사위가 여전히 심사를 할 수 있는 법률적인 근거가 있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법안) 상정에 반대했지만 오늘 심사를 해야 된다고 생각해서 위원장께 상정하도록 건의를 드렸다"라며 "민주당이서 일방적으로 농해수위를 통과시켰고, 일방적으로 본회의 부의를 의결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단독 위원장 직권으로 상정하도록 건의를 드렸다"고 부연했다.
장동혁 의원도 "이 법 자체가 올라올 때부터 이미 국회법의 정신을 무시하고 법사위로 넘어왔다. 그런 경우에도 상임위에서 넘어올 때 국회법의 취지나 그동안 관례를 따라서 양당의 합의에 의해서만 이 법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오히려 국회법의 정신에 반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김도읍 법사법위원장은 "양곡관리법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 관련해선 저나 국회 차원에서 법리 검토가 충분히 돼서 법사위 계류 법안으로 정리할 수 있었다"며 "적어도 21대 후반기 우리 법사위에서 통과시킨 법안이 앞으로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또는 위헌 취지의 결정이 나는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