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침체가 도래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리치세션'(Richcession)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치세션에 대비하라"는 제호로 경기침체 도래시 부자들이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가 명명한 리치세션은 부자를 뜻하는 '리치(Rich)'와 경기침체를 가리키는 '리세션(Recession)을 조합한 용어다. 일반적인 경기침체 상황에서 저소득층이 가장 힘들지만, 이번에는 양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자산은 늘었고 고소득층의 자산은 줄었다. 사회 안전망이 증가하고 노동시장이 굳건해진 영향이다. 연준 수치에 따르면 소득 기준 하위 20%의 자산은 꾸준히 증가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소득 기준으로 하위 20% 가구의 순자산은 지난해 말에 비해 17% 상승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42%나 늘었다.
반면 주식시장의 침체로 고소득층의 자산은 줄어 '리치세션' 가능성이 커졌다. 주식시장이 하락장에 들어서면서 지난해 3분기 미국 상위 5%의 자산은 전년도 말에 비해 7.1% 감소했다. 고용시장의 상황도 저소득층을 따라가지 못했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지난해 상위 25%의 임금인상 폭(4.8%)은 하위 25% 임금인상(7.4%)에 턱없이 부족했다.
고임금자를 위주로 정리해고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리치세션'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WSJ는 "아마존과 월마트 등에서 고임금 화이트 칼라 근로자를 위주로 해고가 진행됐다"고 짚었다. 아마존과 월마트, 페이스북 등 해고를 발표한 회사는 고임금 근로자가 많다는 것이다.
물론 고소득 직군 근로자는 대개 전문성이 있어 정리해고를 당하면 일자리를 빨리 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점까지 고려하더라도 해고된 근로자는 당분간 소득이 없고 전 직장만큼 임금을 받는다는 보장이 없다고 강조했다. WSJ은 "경기침체가 닥칠 경우에도 저소득층이 종사하는 서비스업 등의 직업 안정성이 고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높을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