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중국 관영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비야디는 지난해 31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1월 1일부터 전기차 가격을 각각 2000~6000위안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 당국의 신에너지차 구매 보조금 지원이 지난달 31일 자로 종료된 데다 지난해 하반기 전기차 배터리의 원재료 가격 급등으로 부득이하게 판매가를 다시 인상하는 것이라는 게 비야디의 설명이다. 비야디 측은 1월 1일 이전에 신에너지차를 구매한 고객은 가격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번 가격 인상은 지난해 1월 이후 4번째다. 테슬라 등 경쟁업체와는 다른 행보다. 비야디는 배터리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해 전기차 가격을 인상한 반면 테슬라 등 경쟁업체는 지난해 하반기 판매량이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자 판매 가격을 인하했다.
샤오펑자동차도 1일부터 권장소비자가격을 연말 보조금 반영 후 가격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밝혔다. 샤오펑자동차는 지금까지 중국 당국으로부터 브랜드별 1만80~1만3860위안 상당의 지원금을 받아왔다.
중국 신에너지차 보조금은 한국처럼 전기차 구매 소비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게 아니라 전기차 생산업체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선(先) 판매, 후(後) 지급' 구조다. 전기차 생산업체가 자사 전기차 판매량을 각 지방정부에 보고해 보조금을 신청하면 정부가 전문가 심사를 거쳐 보조금을 집행한다. 기업들은 전기차 판매 단계부터 보조금을 반영해 판매가격을 낮게 책정하니 소비자들은 저렴한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전기차 산업이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갖췄다고 판단해 지난달 31일 자로 보조금을 폐지했다.
일각에선 비야디가 다른 업체들과 달리 가격 인상을 선택한 것은 판매량 급증에 따른 자신감의 표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최근 세계 자동차시장 전문 조사기관 '마크라인즈' 데이터를 통해 지난해 1∼11월 세계 전기차 판매량(680만대)의 40%를 중국 업체가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 지난해 1∼11월 전기차 판매량을 국가별로 보면 비야디 등 중국 업체가 290만대(42.6%)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중 비야디의 누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19.38% 폭증한 162만8300대로 집계됐다. 이어 테슬라 등 미국차가 210만대(30.9%)로 2위를 차지했고, 독일 폭스바겐과 프랑스 르노 등 유럽차는 120만대(17.6%)로 3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