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주가 중국의 판호 발급 재개에 힘입어 반등세를 시현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통화긴축으로 인해 하향세를 겪던 게임주가 이번 판호 발급 재개를 기점으로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오는 중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RX 게임 K-뉴딜지수'는 전일 대비 37.63포인트(5.34%) 오른 742.01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서프라이즈로 게임주가 10% 넘게 급등했던 지난 11월 11일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이다.
회사별로 살펴보면 넷마블이 '제2의 나라'와 'A3: 스틸얼라이브', '샵 타이탄'이 판호를 받았다. 덕분에 이날 넷마블은 전일 대비 9100원(17.74%) 오른 6만4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에는 6만3700원으로 오르며 24% 넘는 급등세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주가 급등으로 넷마블은 시가총액이 하루만에 7500억원 증가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밖에도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을, 넥슨은 '메이플스토리M'을, 엔픽셀은 '그랑사가'를 중국에서 서비스할 수 있게 됐다.
이번에 판호를 받지 못한 다른 게임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먼저 카카오게임즈가 2450원(5.81%) 오른 4만4650원으로 거래를 마쳤고 엔씨소프트도 1만4500원(3.34%) 오른 44만8000원으로 마감했다. 중소형주 중에서는 조이시티가 405원(11.14%) 오른 4040원을 종가로 기록했고 데브시스터즈(10.04%)도 10%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판호 신규 발급이 일회성 호재가 아니라 게임주의 추세적 강세를 불러올 수 있는 주요 모멘텀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한국 작품을 포함한 해외 영화·드라마의 중국내 방영 허용에 이어 판호 발급 재개도 이뤄진 만큼 중국의 문화콘텐츠 수입 개방이 지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문화콘텐츠 기업 입장에서는 중국 시장 재개방에 맞춰 한한령 기간 동안 출시한 콘텐츠들을 수출해 추가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게임업계의 경우 2023년 기준 4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게임 시장 규모를 고려하면 시장 개방이 게임주의 밸류에이션 상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판호 개방에 따라 그동안 잊고 있었던 국내 게임 업체들의 중국 진출이 다시 본격적으로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몇년간 국내, 대만 및 글로벌 시장에서 출시했던 게임들이 많이 누적돼 있어 중국 시장 개방이 본격화되면 다수의 게임들이 출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 판호 재개는 게임 산업 전반적으로 긍정적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며 판호 발급 이후 출시로 이어지는 시점에 다시 한번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며 "판호를 받은 넷마블을 비롯해 대만 시장에서 성과가 좋은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게임사에 대한 지속적인 판호 발급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퍼블리싱은 중국 게임사가 한다는 조건 하에서 추가적인 판호 발급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