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과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올해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 증시의 외국인 유입 자금이 급감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홍콩 증시를 거쳐 교차 거래하는 후구퉁과 선구퉁을 통해 870억 위안(약 15조8200억원) 규모의 상하이·선전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의 5분의1 수준이며, 블룸버그가 상하이·선전 주식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6년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왕밍리 상하이유푸투자 전무는 “올해 외국인 매수가 약세를 보였다는 건 내년에 유입이 늘어날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며 “코로나 이후 성장세가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과 글로벌 긴축 정책 기조가 변곡점을 지날 것이라는 전망에 힘입어 2중의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이후 외국인 자본의 유입이 가속화됐다. 미·중 갈등의 긴장감이 다소 완화된데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부동산 부양 정책을 속속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 우량주 중심의 CSI300 지수는 올해 21% 하락하면서 글로벌 증시에서 최악의 성적을 거둔 지수 중 하나로 남게 됐다. 이는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시절 미·중 무역 전쟁을 벌인 이후 가장 큰 낙폭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지난 8월에 올해 상하이·선전 증시에 유입되는 외국인 유입 자금(북향자금) 전망치를 글로벌 유동성 긴축과 위안화 약세를 이유로 종전보다 2/3이나 낮은 250억 달러(약 31조 6700억원)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올해 북향자금은 이 전망치마저도 크게 하회한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외국인 자금 유입액은 2021년보다 조금 높은 650억 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하이·선전 증시에서 외국인 지분도 현재 5% 미만에서 2030년에는 9%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