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KPGA에 다가오는 큰 파도

2022-12-2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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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KPGA가 궁금합니다."

지난 7일 AP통신 더그 퍼거슨이 한 통의 메일을 보내왔다. KPGA가 궁금하다는 내용이다.

퍼거슨은 PGA 투어를 조명해 온 베테랑 기자다. 미국과 유럽 선수 위주다. 그런 그가 한국 골프에 관심을 보였다. 놀라웠다.

그는 메일에 "KPGA 웹사이트(누리집)에 들어가 봤는데 영어가 완벽하지 않아서 몇 가지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답장으로 원하는 정보를 알려주니 "고맙다"고 회신했다.

그로부터 일주일 뒤인 지난 14일. PGA 투어·DP 월드 투어·KPGA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요점은 동맹. 제네시스 대상은 DP 월드 투어 카드를 받는다. 이는 전과 같은 내용이다. 대상을 놓친 상위 선수는 Q스쿨에 도전할 수 있다.

내년 4월에는 DP 월드 투어 대회가 국내에서 개최된다. 10년 만의 귀환이다.

한국과의 동맹 직전에는 JGTO(일본)와, 직후에는 PGTI(인도)와 동맹을 체결했다.

투어 카드로 보면 일본은 세 명, 인도는 한 명이 DP 월드 투어에 진출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낮고, 인도와 동급이다.

신규 대회 개최로는 일본과 동급이고, 챌린지(DP 월드 2부) 투어를 개최하는 인도보다 앞선다.

일본은 일부 선수를 내보내는 남자골프 4대 메이저(마스터스, PGA 챔피언십, US 오픈, 디 오픈)를 제외해도 1년 총규모가 300억원을 넘는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 우승 점수는 4부터 9.5까지다.

인도는 1년 총규모가 32억원이다. OWGR 우승 점수는 0.1부터 1.2까지다.

한국은 올해 1년 총규모가 200억원을 돌파했다. OWGR 우승 점수는 2부터 9까지다.

한국은 일본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인도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총규모는 7배, OWGR 점수는 8배다.

동맹 내에서 인도와 같은 위치는 아쉬운 부분이다. 그러나, KPGA의 외교 노력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실타래 끝을 잡았다면 풀어내는 것은 시간문제다.

PGA 투어와 LIV 골프의 지각변동으로 생성된 파도가 한국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 남자 선수들은 파도를 탈 준비를 마쳤다. KPGA는 서프보드에 제한을 두면 안 된다. 일본, 인도와 마찬가지로 LIV 골프도 고를 수 있게 해야 한다.

만약 한국에서 LIV 골프를 유치한다면 6가지 투어(KPGA, DP 월드, PGA, 아시안, JGTO, LIV 골프) 대회가 한 국가에서 열리는 진풍경을 자아낸다.

한국 남자 골프의 위상을 높일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최근 5년 사이 김주형, 임성재 등 걸출한 스타들이 배출됐다.

지난 10년 사이 골프 전문가가 해외 적재적소에 배치됐다.

이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한국 남자 골프를 알리고 있다.

큰 손이라 불리던 일본 후원사들이 놓은 손을 한국 후원사들(제네시스, CJ 등)이 잡고 있다.

퍼거슨을 비롯해 제이 모나한(PGA 투어), 키스 페리(DP 월드 투어), 그레그 노먼(LIV 골프), 조 민 탄트(아시안 투어) 등이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가오는 파도를 막을 수 없다. 이제 관건은 타느냐 혹은 덮쳐지느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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