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성탄절에 우크라이나와 평화협상 가능성을 말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평화협상을 언급했다.
26일(현지시간) 드미리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중재로 이날 AP 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내년 2월 전에 러시아와 평화협상을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쿨레바 장관은 유엔 평화회의에 대해서는 "이번 정상회담은 특정 국가가 특혜를 받는 것이 아니기에 유엔이 최적의 회담 장소가 될 것"이라며 "이는 많은 사람을 회담에 참여시는 방법"이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발리에서열린 G20 정상회담에서도 젤렌스키는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 러시아군 철수, 모든 포로 석방 등을 요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에 대해선 "그는 자신이 효율적 중재자이자 협상가임을 증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원칙과 성실의 인물"이라며 "우리는 그의 적극적인 참여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월 구테흐스 사무총장의 중재로 러·우크라·유엔·튀르키예 등이 흑해 수출입 선박 안전보장에 합의한 바 있다. 이에 흑해 항로로 우크라이나가 곡물을, 러시아는 곡물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전쟁범죄 단죄를 정상회담의 조건으로 내세웠다. 러시아군은 비무장 민간인 학살, 아동납치 등으로 전쟁범죄 의혹을 받고 있다. 쿨레바 장관은 "러시아가 국제 재판소에서 전범으로 기소되는 것이 먼저"라며 "이런 방법으로만 그들이 이 절차에 초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가 최근 연이어 협상론을 제기한 것에 대해서는 "진실이 아니다. 이들이 전장에서 보이는 모습은 말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은 성탄절 러시아 국영방송 로시야-1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관계 당사국 모두와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에 대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하지만 이런 해법은 우크라이나인에게 달렸다. 대화를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우리 목표는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종전을 위해 노력하며 이는 빠를수록 좋다"고 말한 바 있다.
양국 고위급이 평화를 시사하지만 실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우크라이나는 "주권침해"라며 침략국인 러시아가 모든 점령지를 포기하고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러시아는 이미 합병한 점령지에서 철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은 양국의 협상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해결할 문제라고 관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