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가 400억원 규모 신주 발행으로 왓챠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논의가 왓챠 재무적 투자자(FI)의 반발과 490억원 규모 CB 상환 등으로 인해 중단됐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기업 가치 3380억원을 인정받았던 왓챠는 올해 상반기 전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해 1000억원 규모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 IPO)에 제동이 걸리고, 2년 연속 자본잠식 상태인 점이 부각되면서 위기에 처했다. 치열한 OTT 시장 경쟁 속에서 가입자 확보를 위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투자한 비용은 지속적인 영업적자로 부메랑이 돼 돌아왔다. 누적 결손금은 지난해 말 기준 2017억원, 자본총계는 -325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외부 신규 투자가 없으면 더는 사업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박 대표는 새 투자자를 지속해서 물색했고 LG유플러스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하지만 기존 왓챠 재무적 투자자들이 구주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LG유플러스가 신주 발행으로 경영권을 확보하는 것을 반대함에 따라 인수 논의는 중단됐다. LG유플러스가 왓챠를 인수하면 지난해 말 왓챠가 발행한 490억원 규모 CB를 즉시 상환해야 할 가능성이 큰 점도 LG유플러스가 적극적인 결정을 내리는 것을 막은 요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기준 현금과 현금성 자산을 6433억원 보유하고 있어 왓챠 경영권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은 충분한 상황이다. 하지만 OTT 사업은 가입자 록인(종속) 효과가 큰 유료방송과 달리 록인 효과가 거의 없어 과거 LG헬로비전 인수 때와 달리 거금을 투입할 매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왓챠를 인수한다고 해서 100만명 내외인 왓챠 월 활성 이용자(MAU)가 LG유플러스 고객으로 흡수된다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한편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정보통신기술(ICT) 수출 활성화 민관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왓챠 신규 투자에 대한 질문에 "지금 뭐라고 확답하기 어렵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며 "(투자자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