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 불던 스팩, 예비심 15개 중 4개 상장철회… 금리부담 압박

2022-12-18 15:15
  • 글자크기 설정

미래에셋·유안타證 스팩상장 제동

예금금리 5%인데 스팩 예치땐 2%

금리인상에 스팩주 투자매력 잃어

[자료=한국거래소]


안정적인 투자처로 각광받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에 대한 투자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리 인상 기조로 인해 근본적인 투자 매력을 상실하면서 증권사들도 스팩 상장을 철회하는 등 관련 시장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유안타증권은 코스닥 신규 상장을 추진하던 미래에셋비전스팩2호와 유안타스팩12호에 대해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스팩 상장을 중단한 사례는 올 들어 4번으로 늘어났다. 앞서 미래에셋드림스팩1호와 유안타11호스팩이 상장 절차를 중단했다.
 
현재 예비심사 단계인 스팩 15개 중 4개가 중단되자 스팩 투자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이는 나머지 11개 스팩에 대한 상장 추진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스팩 상장이 중단된 이유는 청약 흥행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라며 “이례적인 상장 철회 결정에 스팩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료=한국거래소]


올해 총 43개 스팩이 신규 상장하며 2015년(47개) 이후 가장 많이 상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공개(IPO) 시장이 위축되며 우회적인 상장 통로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리 인상과 함께 대어급 IPO 상장 철회 여파가 스팩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상장한 NH스팩27호와 IBKS스팩21호는 지난 6~7일 진행한 일반청약에서 각각 경쟁률 0.58대 1, 0.95대 1을 기록했다. 2020년 유안타7호스팩 이후 약 2년 만에 일반청약 경쟁률이 1대 1을 밑돌았다.
 
미래에셋비전스팩2호 역시 기관투자자 수요를 겨우 맞췄지만 청약 미달 사태를 우려해 상장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스팩은 인수합병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페이퍼컴퍼니를 의미한다. 스팩을 통해 투자자금을 공모한 뒤 3년 내 비상장 기업과 합병해야 한다. 스팩 공모가는 통상 2000원 수준으로 정해진다.
 
스팩을 설립할 때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인 지분증권 투자매매업자가 포함된 스팩발기인이 주주로 참여한다. 이들은 스팩 상장 절차에 필요한 모든 운영자금을 부담해야 하고 합병 전에는 장내 매도가 불가능하다. 합병이 되더라도 최장 1년간 보호예수를 적용받는다.
 
그럼에도 공모가 대비 절반 수준으로 스팩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량기업과 합병 시 높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찾는 게 스팩발기인의 주된 업무다. 인수 대상 기업으로서는 증시에 상장하는 효과가 있어 자금 조달 수단으로 유용하다.
 
변동성이 부각된 시장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로도 부각됐다. 일반 투자자는 스팩이 상장된 후 합병기업을 찾지 못해 해산되면 원금과 함께 3년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스팩 예치이자율은 평균 2%대에 머물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또한 합병 기업을 찾기까지 3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투자금 활용도가 제한적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0%에 수렴하는 제로 금리 시대에는 2%대 이자율도 만족스러운 수익이 될 수 있었지만 은행 예금금리가 4~5%대 육박하는 금리 인상기에는 매력적인 수익률이 아니다”며 “원금을 회수하고 이자를 받기 위해 3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도 투자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