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 등 손해보험사들과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다음 주 자동차 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조정 결과를 단계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자동차 보험료는 손보사들이 최대 2%대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당초 대형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들은 1%대 인하를 논의했지만 중형 손보사인 롯데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가 각각 최대 2.9%와 2.5%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인하 폭 확대에 대한 압박이 일었다.
이달 정부와 국민의힘은 당정협의회를 열고 내년 자동차보험료 인하를 보험업계에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당정은 올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근거로 인하 여력이 있다고 봤다. 상위 손보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1~9월 평균 77.9%로, 손보사들은 통상 사업비를 고려해 '77~80% 초반대'를 적정 손해율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상위 4개사들은 자동차보험에서 3981억원 규모 흑자를 냈고, 올 초 당국의 인하 요청에 삼성화재 1.2%, 현대해상 1.2%, DB손보 1.3%, KB손보 1.4% 등 인하요율을 적용한 바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말 자동차보험료 인하가 발표되면 준비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가입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년 2조원대 적자로 10%대 보험료 인상을 추진해오던 실손보험은 서민 생활 부담과 물가 상승 우려를 반영해 내년 인상률을 한 자릿수인 최대 9%대로 묶기로 했다. 해당 인상률이 확정되면 내년 1월부터 곧바로 적용될 예정이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 중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이다. 가입자만 지난 3월 기준 3977만명에 달한다. 실손보험은 의무보험이 아니지만 사실상 '제2의 건강보험'으로 여겨지며 보험업계는 당국과 매년 요율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보험권은 실손 손해율이 워낙 심해 이번 인상률로는 내년에도 적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 지난해 2조80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130% 내외인 실손 손해율이 매년 지속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21% 이상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소비자들에게 보험료 100원을 받아 13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했다는 얘기다. 아울러 지난 5년간 실손 위험손실액은 11조원 이상이며 현 수준 유지 시 향후 5년간 실손 누적 위험손실액만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원은 과도한 가격 규제는 공급을 위축시켜 장기적 경쟁을 저하시킬 수 있다며 현행 보험료 규제 수준에 대한 적정성 검토를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