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 잔액이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의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만큼 증시 전반적으로 개선세가 전망되면서 연말 쇼트커버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대차거래 잔액 비중이 높은 종목 중 이익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3일 기준 대차거래 잔액은 68조2658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차거래 잔액은 12월 6일 71조9199억원에서 7일 69조7477억원으로 70조원이 깨진 가운데 이날까지 5거래일 연속 70조원을 밑돌고 있다.
이달 들어 대차거래 잔액이 급격히 감소한 이유는 연말 배당과 주주총회 때 의결권 행사 등이 배경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말 배당기준일 직전에 기존에 대여한 주식을 일시적으로 상환한 후 연초에 다시 차입을 하는 대차거래 잔액의 연말 감소→연초 증가 패턴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며 “이는 빌린 주식의 원 소유자에게 배당 또는 의결권 권리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일 이전에 차입 주식을 일시적으로 상환하는 패턴이 반복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한 점 또한 대차거래 잔액 감소에 속도를 붙일 공산이 크다. 물가상승률이 하향 안정화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도 긴축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곧 위험자산인 주식시장 선호심리 강화로 이어진다. 결국은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들이 서둘러 빌린 주식을 되갚는 ‘쇼트커버링’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대차거래 잔액 비중이 높은 반면 잔액이 빠르게 감소하는 종목에 대한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수급 개선 효과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식 대차거래 잔액 감소가 100% 공매도 포지션 청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매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연말 쇼트커버링 수급으로 인해 상승이 기대되는 종목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대차거래 잔액이 줄었으나 재차 공매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은 피해야 한다. 1월에는 주로 대형주와 고배당주, 주가 모멘텀 하위 기업들의 대차와 공매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설명한다.
또 최근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9일 기준 시총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은 종목은 롯데관광개발이 8.88%로 가장 높고 OCI, HMM이 각각 5.86%, 4.82% 순이다. 이 밖에도 아모레퍼시픽과 명신산업, 두산퓨얼셀, 호텔신라가 4%대로 높은 상황이다. 이들 종목 중 상당수가 리오프닝 관련주로 중국 제로 코로나 대책 수혜주로 손꼽히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상위 기업 중 상당수가 리오프닝 수혜주로 주가 모멘텀이 좋은 업종들로 구성돼 있다”며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종목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