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위안화 신규 대출이 시장 예상을 하회했지만 가계·기업 중장기 대출은 반등세를 이어갔다. 중국 당국의 부동산, 인프라 등 방면의 부양책이 미약하게나마 효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11월 말 중국 위안화 신규 대출은 1조2100억 위안(약 225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6억 위안 감소했다. 이는 블룸버그 예상치인 2조1000억 위안을 하회한다.
다만 가계와 기업 중장기 대출은 전달에 이어 반등세를 이어갔다. 구체적으로 가계 대출이 2627억 위안 늘었으며 기업 대출이 8837억 위안 증가하며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기업 중장기 대출이 7367억 위안 늘어나면서 기업들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장기 가계대출도 2103억 위안 늘었다. 부동산, 인프라 등에 대한 부양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이면서 주택 수요가 미약하게나마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 11월 말 통화공급량인 광의통화(M2)는 전년 동월 대비 12.4% 증가한 264조7000억 위안으로, 블룸버그 예상치를 웃돌았다. 2016년 4월 기록한 12.8% 이후 6년여 만의 최대 증가 폭이다.
량스 중국은행연구원 애널리스트는 "M2 증가 속도 상승은 가계 저축 증가에 따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국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저축을 늘리는 중국인들이 급증한 상황이다.
원빈 중국민생은행 수석경제학자는 "11월 M2 증가속도가 늘어난 건 정부의 경기 부양책으로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수단을 이용한 유동성 공급도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중국 당국은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인프라 투자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경기 침체가 전체 고정자산투자 둔화 압력을 가중시키자 4조 위안(약 746조원) 규모의 역대급 지방정부 특별 채권을 신규 발행하면서 투자 둔화를 방어해 왔다. 이 가운데 60% 이상은 인프라 건설에 투입된다.
이 덕분에 올해 1~10월 중국의 부동산 투자 감소폭이 8.8%까지 확대됐지만 인프라 투자는 10% 이상 고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11월에도 인프라 투자가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중국국제금융공사(CICC)가 전망했다. 11월 고정자산투자는 오는 15일 발표된다.
원 경제학자는 "인프라, 제조, 부동산 및 기타 부문에 대한 대출 확대가 4분기 신용 및 유동성 공급을 강력히 지지하며 중국 경제가 합리적인 범위에서 운영되도록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왕윈진 즈신투자연구원 고급연구원 역시 "정부가 추진하는 중점 프로젝트와 연관된 대출 수요가 크며 특히 제조업, 그린에너지, 과학혁신 분야의 중장기 대출 수요가 왕성해 조만간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