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이 와인 수입·유통 시장에 진출함에 따라 관련 시장 성장세는 폭발적이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와인 소매 유통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1년 만에 시장 규모가 50%가량 커졌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세계에서 와인 유통 신규 브랜드를 론칭할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보틀벙커'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는 빅3 가운데 와인사업에 가장 공을 들여왔다. 최근에는 미국 와이너리도 인수했다. 신세계 프라퍼티는 미국 자회사 스타필드 프라퍼티스를 통해 지난 2월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와이너리 ‘쉐이퍼빈야드’를 인수했고 8월에는 스택스 립 지구의 포도밭을 추가로 매입했다. 이 와이너리는 희소성 있는 컬트와인으로 유명하다.
주류 수입사 신세계L&B를 보유한 신세계그룹이 와인 유통 매장을 선보이는 이유는 롯데그룹 ‘보틀벙커’ 성공과 무관하지 않다.
보틀벙커는 롯데그룹이 지난해 12월 롯데마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전환하면서 매장 1층에 선보인 와인 전문점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보틀벙커에 대해 "현재까지 12만명이 방문했고 와인 35만병이 팔렸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백화점 와인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와인&리커팀에 소믈리에를 영입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존에 국내에서 주로 판매된 제품과 차별화된 프리미엄 와인을 소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와인&리커팀은 중저가 대신 10만원대 이상 프리미엄 와인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9월 롯데백화점 와인 매출은 20% 이상 신장하기도 했다.
비노에이치는 최근 프랑스와 이탈리아 와이너리 10여 곳과 와인 100여 종에 대해 수입 계약을 체결했다. 비노에이치는 지난 3월 현대그린푸드와 현대이지웰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복합 주류매장 ‘와인웍스’도 확장할 계획이다. 현재 3곳을 운영 중이며 올해 안에 백화점과 아웃렛에 3개 매장을 추가로 열 계획이다.
유통 빅3가 와인 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4년 새 수입량이 두 배 증가할 정도로 관련 시장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와인은 약 5억6000만 달러 규모로 2018년 대비 3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수입량 또한 2018년 4만292톤에서 1.9배 증가한 7만6575톤을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2008년 설립된 신세계그룹 신세계L&B가 와인사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면서 2017년 1위로 올라섰고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한 이후 와인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며 "중소 와인 수입업체가 주도했던 시장에 대기업에 뛰어들면서 편의점, 마트, 백화점 등 유통망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전문 매장까지 갖추면서 소비자 접점이 늘어난 것이 시장을 키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