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극심한 '소주대란'을 겪은 만큼 파업을 앞두고 선제적으로 임시차량을 수배하고 재고 확보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총파업 때 학습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피해가 유통업계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여름 성수기 때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는 현재 제품 출고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비맥주는 화물연대 소속 차주 180여 명 전원이 파업에 참여하지만 사전에 계약한 임시차량을 운송에 투입해 제품 공급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다. 현재 출고량은 평소 대비 80% 수준이다. 주요 품목인 맥주가 비수기인 만큼 정상적으로 제품 공급이 가능한 상황이다.
주류업계는 총파업 앞두고 임시차량을 미리 섭외하고 사전에 물량을 다른 곳으로 출고해 비축해 놨기에 파업 영향을 덜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편의점업계와 이커머스업계 택배차량도 정상 운영 중이다. 현재 총파업에 참여하는 운송 차주들은 컨테이너와 항만에서 근무하는 대형 화물 차주들이 대부분이다. 일반 택배 차량은 대부분 정상 운행 중이다.
택배기사들은 전국택배노조에 가입돼 있다. 화물연대가 주축이 된 이번 총파업과는 무관하다. 물류 터미널과 터미널을 잇는 간선 차량(대형 화물차량) 기사들 중 일부가 파업에 동참할 순 있으나 CJ제일제당, 롯데택배 등에서 일하는 택배기사 가운데 화물연대에 가입된 노조원은 극히 일부다.
다만 업체들은 총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는 것을 우려하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 유조차 기사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기름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올해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10% 수준이던 유조차 기사 조합원 가입률이 현재 약 70%까지 치솟은 상황이다. 일부 지방자치단체 주유소에서 '휘발유 품절' 안내문이 붙어 '기름대란'이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이에 주류·택배차량 등이 임시차량으로 투입될 수 있어 유통업계도 물류대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전망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현재 파업으로 인한 물류 차질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총파업을 겪으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도 피해를 줄인 요인"이라면서 "그러나 파업이 장기화하면 임시차량 투입 등에 따른 비용이 증가하고 컨테이너나 항만 수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다. 상황 추이를 살펴보며 소비자 불편이 없도록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