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철도 노조 산하 열차 차장을 대표하는 스마트 수송 지부는 50.9%로 잠정 합의안을 부결했다고 밝혔다. 스마트 수송 지부는 철도노조 산하 12개 노조 중 가장 영향력이 강한 단체로 꼽힌다. 철도노조 산하 12곳 모두 동의해야 파업이 이뤄지지 않지만 이날 스마트 지부의 부결로 합의안이 백지가 된 것이다.
스마트 수송 지부 등 일부 철도노조가 1년에 15일의 유급 병가 도입 요구를 굽히지 않으면서 파업 가능성마저 대두되고 있다. 앞서 바이든 정부는 지난 9월 철도 노조가 파업을 시사하자 2024년까지 5년간 임금을 24% 인상한다는 내용과 유급 병가 3회로 중재에 나섰다. 철도노조는 각 산하 노조의 투표를 통해 합의안 수용을 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철도노조 12곳 중 8곳은 인준, 4곳은 부결하면서 전체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다음달 8일까지 재협상을 진행하는 노조는 합의에 실패할 경우, 12월 9일부터 파업을 개시할 것을 시사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 화물의 40%는 철도를 통해 운송된다. 목재, 석탄 등 주요 원자재가 철도망을 통해 운반된다. 노조의 파업으로 철도망이 마비되면 공급 감소로 미국의 물가는 다시 오르게 된다. 물가 안정화를 최우선에 두고 정책을 집행하는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 철도노조의 파업이 부담이 되는 이유다.
'물가와의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바이든 행정부는 철도노조의 중재안 부결에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말했듯이 철도망 폐쇄는 전국의 일자리와 기업, 지역 사회 경제에 해를 끼칠 수 있기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 다수가 합의안에 의결하기로 했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밝혔다.
철도노조의 파업 가능성이 생기자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오안다 그룹의 에드워드 모야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연휴 직전 철도 노동자들이 파업할 태세를 갖추고 있어 미국 경제가 공급망 혼란을 겪게 될 위험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