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홀딩스는 내달 '오리온바이오로직스' 법인을 설립하고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한다. 신규 법인의 자회사 편입 예정일은 다음 달 16일이다.
새롭게 설립되는 오리온바이오로직스의 주요 사업 분야는 의약품·식품 원료 개발·판매 등이다. 출자금액은 향후 증자 진행에 따라 99억원까지 납입할 예정이다. 공동 투자 계획에 따른 추가 유상증자 이후 오리온홀딩스의 지분율은 60%로 변경될 예정이다. 이후 오리온홀딩스의 자회사는 △오리온 △쇼박스 △오리온 제주용암수 △오리온바이오로직스 등 4개사로 늘어난다.
오리온그룹은 지난 2019년 바이오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담철곤 회장이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드러낸 건 지난해부터다. 담 회장은 "65년 동안 국내외 제과 산업을 이끌어 온 철학·전통·윤리경영을 바탕으로 미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 나갈 것"이라며 "오리온은 간편대용식, 음료, 바이오 등 3대 신규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제2의 도약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리온그룹의 바이오사업은 중국 시장을 정조준했다. 초기에는 진단키트 중심으로 사업 가닥을 잡았으나 최근에는 백신과 바이오의약품까지 영역을 확대하는 분위기다.
오리온홀딩스는 최근 중국 산둥성 지닝시 고신구에 위치한 바이오 산업단지 내에 백신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 약 1만5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산둥루캉하오리요우생물기술개발유한공사-큐라티스와 함께 결핵백신을 개발 중이다.
중국 산둥성 지닝시와 ‘중국 백신 개발사업 지원∙협력 계약’도 체결했다. 산둥성 정부와 지닝시는 조속한 결핵백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추후 공장 생산설비 구축 및 인허가 등을 적극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 사업 특성상 오리온이 M&A(인수 합병)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오 분야는 상대적으로 중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한 만큼 M&A를 통해 사업에 뛰어드는 사례가 많다. 실제 CJ제일제당은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하며 바이오사업에 진출했고 롯데그룹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미국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을 인수했다.
현재 오리온홀딩스의 인수 여력도 충분하다. 오리온홀딩스의 지난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7774억원에 달한다.
오리온그룹 한 관계자는 "현재 바이오 벤처와 조인트 벤처 형태로 국내 바이오 법인을 설립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며 "M&A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