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상으로 오르며 글로벌 임상 시험에 소요되는 비용이 10~20%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원료 의약품의 국제 시세까지 인상돼 업계 부담은 한층 가중됐다. 임상 환자 모집 비용과 원료의약품은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라 비용 차이가 커진다. 임상계획을 수립하고 최근 임상에 들어간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임상계획 당시보다 오른 환율로 임상을 시작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해외 임상을 진행 중인 한 바이오 벤처 관계자는 "기존 미국 임상 예산 책정 시 환율을 1200원대로 계획했는데 임상 2상 진입 시 비용이 20%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추가 예산이 필요하지만 추가 투자를 받기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일부 바이오기업은 해외 임상 비용 부담으로 파이프라인을 정리하기도 했다. 실제 파멥신은 지난 7월 재발성교모세포종 신약 올린베시맙의 호주와 미국 임상 2상을 조기 종료했다. 올린베시맙은 국내 최초 항암·항체 신약 물질로 주목받은 신약이다.
해외 임상뿐 아니라 원료의약품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들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수입자재 가격과 환율변동으로 수익성이 떨어져서다.
수입 원료의약품 구입 비용이 오르더라도 의약품 특성상 약가에 즉각적인 반영이 어려워 그 부담을 제약사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황주리 한국바이오협회 교류협력팀장은 "투자시장의 자금동결 상황에 '고환율'이 겹치며 해외임상이나 수입 원료의약품 비중이 높은 기업들이 다소 어려운 여건에 직면했다"며 "(소규모 업체의 경우) 자금 부족 및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임상 중단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