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인도인 목격담 "눈 감으면 숨 못쉬며 쳐다보던 눈빛 떠올라"

2022-11-0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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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인 "매년 핼러윈 때 이태원 갔지만 올해는 달랐다"

난간 잡고 겨우 탈출...곳곳서 비명소리 들려

캐나다 방송 보도 "한국은 안전한 나라…예측 못 한 일"

지난 31일 오후 외국인들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에 마련된 압사 참사 추모공간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인도인 뉴힐 아하메드(32)가 지난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대참사’에 대한 현장 목격담을 전하며 두 장면이 잊혀지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31일(현지시각)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아하메드는 그날 이후 눈만 감으면 끔찍한 장면이 떠올라 고통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첫번째 장면은 이미 사망한 친구에게 30여분간 심폐소생술(CPR)을 멈추지 않던 한 남성의 모습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소용없으니 그만하라고 옆 친구가 말려도 그 남성은 필사적으로 했다고 아하메드는 말했다.

또 다른 장면은 군중 속에서 눈이 마주친 한 여성이라고 했다. 이 여성은 수많은 인파 속에 갇혀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하며 무기력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봤다고 그는 전했다. 아하메드는 그러나 아무것도 해줄 수 없었다고 괴로워했다.

그는 “지난 이틀 동안 5~6시간밖에 못 잤다”고 토로했다. IT전문가인 그는 이태원에서 산 지 올해 5년째다. 해마다 이태원 주변에서 핼러윈 축제를 즐겼으며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친구들과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아하메드는 올해 같은 적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사람 속에 갇혀 멈출 수도, 돌아갈 수도 없었다”며 “인파의 파도를 따라 갈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는 사이 가까스로 벽 쪽으로 몸을 움직여 난간을 잡고 계단 위로 오른 그는 군중 속을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30분쯤 지난 후 현장을 벗어나 집으로 향하는 데 곳곳에서 사람들이 기절하고 비명을 질렀다. 또 “숨을 쉴 수 없다”는 외침이 들렸다고 사흘 전 이태원 현장을 떠올렸다.

당시에 그는 참사라고 할 만큼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구급차들이 잇달아 들이닥치며 급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충격적 소식을 들었다. 외국인 사망자 중 스리랑카 국적자가 바로 함께 갔던 친구였다. 그 친구는 고국의 아내와 비디오 통화를 하며 축제의 현장을 전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시 현장에서 경찰을 별로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하메드는 누구에게도 비난의 손가락질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원래 축제 같은 행사에 경찰이 별로 없다. 그만큼 한국은 안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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