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에 빚투 금리도 유탄 '10%선' 넘었다

2022-10-27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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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P 금리 치솟으며 상승 압박

하나·현대차증권 등 10% 넘겨

'60일 이상' 대부분 9%대 후반

연말까지 이자율 인상 잇따를듯

[사진=연합뉴스]

레고랜드 사태 여파가 '빚투' 금리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인해 신용거래융자 기준금리 산정에 근거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와 기업어음(CP) 금리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자금시장 불안으로 인한 금리 상승을 아직 신용거래융자이자율에 반영하지 않은 증권사가 적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빚투 이자율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오는 11월 1일부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전 구간에서 0.50%포인트씩 인상한다. 이에 따라 기간별 이자율은 5.25(1~7일)~9.25%(90일 이상)에서 5.75~9.75%로 인상된다.

교보증권도 같은 날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0.40%포인트씩 높인다. 인상 후 구간별 이자율은 5.4(7일 이내)~9.4%(180일 초과)다.

12월 1일에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조정한다. 15일 이내 구간은 기존과 동일하게 회원등급에 따라 7.5~8.0%로 운영된다. 하지만 15일 초과 30일 이내 구간은 8.7~9.2%에서 8.8~9.3%로, 30일 초과 60일 이내 구간은 8.8~9.3%에서 8.9~9.4%로 조정된다. 60일 초과 구간 이자율은 9.2~9.7%에서 9.4~9.9%로 높아진다.

앞서 10월에는 메리츠증권과 신한투자증권, 하나증권 등 11개 증권사가, 9월에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 7개 증권사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조정했다.

인상이 잇따르면서 계좌 개설 방식과 회원등급에 따라 일부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10%를 돌파했다. 하나증권은 은행연계계좌와 비대면온라인계좌 그린 등급의 90일 초과 구간 이자율이 10.5%에 달한다. 현대차증권도 일반 회원 이자율이 10.5%를 기록했다. 유안타증권은 91일 이상 구간 실버·그린 회원 이자율이 10.15%다.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잇따라 인상하는 1차적인 원인은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다. 한국은행이 2021년 8월을 기점으로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증권사 신용거래융자 기준금리 산정에 근거가 되는 CD와 CP 금리가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1년 8월 말 0.92%였던 CD 91일물 금리는 지난 9월 말 3.24%로, 1.12%였던 CP 91일물 금리는 3.27%로 급등했다.

문제는 레고랜드 사태로 인해 이들 CD·CP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보다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27일 오전 기준 CD·CP 금리는 각각 3.95, 4.54%에 달한다. CP 금리는 1개월여 만에 127bp(1bp=0.01%포인트)나 급등했다. 특히 지난 12일에는 하루 만에 CD 금리가 31bp, CP 금리가 25bp 급등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인상을 결정하는 요인은 복합적"이라면서도 "레고랜드 사태가 인상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점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조달 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는 만큼 이자율을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타 채권과 달리 CD·CP 금리가 강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증권사들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추가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자금시장 안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3년물 회사채 금리를 살펴보면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AA-등급이 5.736%에서 5.553%로, BBB-등급이 11.591%에서 11.404%로 안정화되는 추세다. 반면 CD는 3.9%에서 3.94%로, CP는 4.25%에서 4.51%로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통상 전월 평균 금리를 바탕으로 기준금리를 산출한다. 10월 4~26일 평균금리는 CD가 전월(3.01%) 대비 64bp 오른 3.65%, CP가 전월(3.14%) 대비 72bp 오른 3.86%에 달한다.

B증권사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해서 무조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높이는 것은 아니지만 금리 상승으로 인해 비용이 높아지면 이자율을 높일 수밖에 없다"며 "최근 자금시장 경색을 기준금리에 반영하지 않은 증권사들은 연말에 이자율을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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