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3년 만에 리딩뱅크 지위를 탈환했다. 신한금융은 올해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비이자이익 감소에도 부동산(사옥) 매각, 은행 순이자마진(NIM) 개선, 카드·캐피털 등 비은행 분야의 꾸준한 성장으로 역대 분기 최대, 3분기 누적 최대 실적을 거뒀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3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은 4조88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2분기(4조3718억원)보다 11.7%, 작년 3분기(4조1208억원) 대비로는 18.6% 늘어난 규모다. 지난 2분기 미래 경기 전망을 반영해 보수적으로 적립한 충당금 요인이 사라지고, NIM 상승으로 이자이익 증가세도 이어진 영향이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3년 만에 신한금융이 리딩뱅크를 탈환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2020년 KB금융에 리딩뱅크 자리를 내준 뒤 줄곧 탈환을 노렸다. 지난 2분기엔 신한금융이 KB금융보다 169억원 앞서며 1위에 올랐지만 상반기 누적으로는 358억원 뒤처졌다. 하지만 3분기 신한금융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4조3154억원으로 KB금융(4조279억원)을 약 3000억원 차이로 앞섰다.
신한금융 실적 호조에는 서울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대금(세전 4438억원) 관련 이익이 3분기 실적에 반영된 데 더해 은행의 NIM 개선과 기업 대출 중심의 대출자산 성장이 영향을 미쳤다. 신한금융의 3분기 이자 이익은 전 분기 대비 2.7% 늘어난 2조7160억원으로, 그룹과 은행의 3분기 NIM은 각기 2.00%, 1.68%로 전 분기 대비 상승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3분기 손익은 급격한 금리 상승에 따른 부진한 비이자이익에도 선제적으로 확보한 손실 흡수 능력 및 증권 사옥 매각 등 비영업자산 매각을 통한 자본 효율화 노력으로 전 분기 대비 증가했으며 사옥 매각을 제외한 경상 순이익은 지난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KB금융그룹의 3분기 그룹 당기순이익은 1조27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으로 보면 4조2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수준이다. 3분기 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로는 2.5% 감소했는데 지난 2분기 일회성 이익인 손해보험 부동산 매각익(세후 약 1230억원) 기저효과라는 게 KB금융 측 설명이다.
또한 KB금융의 경우 금리 인상 대비 NIM 개선폭이 저조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김재관 KB국민은행 CFO는 컨퍼런스콜에서 "금리변동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구조로 운영하다보니 타사 대비 금리 상승이나 하락에 따른 NIM 반영 속도가 느린 편"이라면서 "하지만 어느 정도 지나면 보정되는 구조인 만큼 4분기부터는 3~4bp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간 3위 경쟁에서는 하나금융이 우리금융을 2000억원가량 앞서며 3위 탈환에 성공했다. 핵심 계열사인 양사 은행 수익에서 하나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15.2%(2968억원) 상승한 2조2438억원의 누적 당기순익을 기록하며 우리은행(2조3735억원)을 700억원 가량 앞섰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원화 약세 영향으로 발생한 외환 환산손실(1368억원)에도 불구하고 대출자산 성장과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