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프로그램으로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를 공연하며, 16일 ‘라인의 황금’을 시작으로, 17일 ‘발퀴레’, 19일 ‘지그프리트’, 23일 ‘신들의 황혼’이 순차적으로 공연될 예정으로, 네 편의 작품들이 한국에서 모두 공연되는 것은 한국에서는 2005년 마린스키극장 내한 이후 두 번째 공연으로 10월의 내용이다.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는 독일을 대표하는 천재 작곡가 바그너가 28년에 걸쳐 완성한 필생의 역작이자, 총 4편으로 구성돼 공연 시간만 17시간에 달하는 초대형 오페라 시리즈다. 1876년 바그너 자신의 악극을 공연하기 위해 건립한 바이로이트 축제 전용극장(Bayreuther Festspielhaus)에서 한스 리히터의 지휘로 초연이 이루어졌다.
이번 공연에서는 ‘라인의 황금(10.16)’, ‘발퀴레(10.17)’, ‘지그프리트(10.19)’, ‘신들의 황혼(10.23)’까지 총 네 편의 오페라가 현지에서 제작된 그대로 무대에 올라 국내 바그네리안(바그너 오페라의 열성 애호가)들의 관심과 기대를 한껏 올리고 있다. 지금껏 ‘라인의 황금’, ‘발퀴레’ 등 반지 시리즈 작품 중 한 편만을 공연하거나 콘서트로 선보이는 때는 있었으나, 작품 4편을 한 번에 선보이는 것은 지역 최초이자 국내에서 두 번째 시도다.
사실 ‘니벨룽의 반지’를 '제대로' 연주하려면 정상급 역량을 지닌 가수들과 대규모의 교향악단, 특별 악기의 연주자들도 필요하며, 작품이 음악에 짓눌리지 않도록 연출 수준에도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이와 같은 준비를 모두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유럽의 유력 극장에서도 ‘니벨룽의 반지’ 네 편을 보통 몇 달 만에, 또는 1년 만에 한 편씩 공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번 공연이 더욱 특별한 이유다. 독일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은 독일 최대 규모이자, 최고(最古)의 역사를 지닌 국립극장으로, 18세기에 건립된 이후 독일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 중 하나로 발전해왔다.
이번 프로덕션은 독일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에서 올해 7월에 공연된 최신작으로,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의 상임 연출가이자 2017년 오페라 전문지 ‘오펀벨트(Opernwelt)’에 의해 ‘올해의 연출가’로 선정된 한국인 연출가 요나 김이 연출, 만하임 공연 당시 지휘를 맡았던 만하임 국립극장의 음악감독 알렉산더 소디(Alexander Soddy)가 지휘한다.
또한 독일 전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독일어권 성악가의 최고 영예인 ‘궁정가수(캄머쟁어, Kammersaenger)’ 칭호를 받은 베이스바리톤 토마스 예자코(Thomas Jesatko)가 ‘보탄’역을 맡는 등 독일 현지에서 활약하고 있는 독일 만하임 국립극장의 주역, 거기에 오케스트라와 합창단까지 총 230여 명을 초청했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번 공연은 지난해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진행한 '유네스코 음악제’ 관련 포럼을 통해 인연을 맺게 된 만하임 국립오페라극장과의 공연 교류 프로젝트로, 2026년에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윤이상의 ‘심청’이 같은 규모와 조건으로 만하임에 진출하게 된다.
제19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티켓 예매는 인터파크 콜센터,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와 인터파크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니벨룽의 반지’를 위해 네 편을 동시에 예매할 경우 30%의 할인을 제공하는 ‘링 스페셜 패키지’를 특별히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예술감독은 “‘니벨룽의 반지’ 시리즈 전편을 한국에서, 그것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에서 선보이게 된 것은 음악적으로 커다란 성취”라며, “전국의 바그네리안, 오페라 애호가분들이 대구에 오셔서 바그너라는 특별한 예술적 경험을 해 보시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