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김주형과 TK의 엇갈린 운명

2022-10-0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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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주형과 랏차논 찬타나누왓. [사진=PGA 투어·LIV 골프]

한국의 김주형과 태국의 랏차논 찬타나누왓(이하 TK)은 아시안 투어를 주 무대로 뛰었다.

두 선수 모두 최연소 우승 기록에 거론됐다.

프로 신분인 김주형은 2019년 17세 149일의 나이로 아시안 투어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총상금 40만 달러)에서 우승했다.

17세 149일은 아시안 투어 최연소 우승 2위 기록이다. 물론 필리핀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뒤다.

아마추어 신분인 TK는 지난 4월 15세 37일의 나이로 아시안 투어 트러스트 골프 아시안 믹스드컵(총상금 75만 달러)에서 우승컵을 들었다.

15세 37일은 아시안 투어뿐만 아니라, 전 세계 투어를 통틀어 최연소 프로 대회 우승 기록이다.

아마추어는 상금을 받을 수 없다.

공교롭게도 우승 상금 13만5000달러(약 1억9000만원)는 준우승을 기록한 김주형의 몫이 됐다.

우승은 놓쳤지만, 실리는 찾았다.

지난 2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후원한 사우디 인터내셔널에서도 스포트라이트는 김주형에게로 향했다.

당시 김주형은 그레그 노먼 LIV 골프 인베스트먼츠 대표이사(CEO) 겸 커미셔너, 조 민 탄트 아시안 투어 CEO 겸 커미셔너와 함께 단상에 올랐다.

아시안 투어를 대표하는 선수로다.

그 자리에서 3명은 아시안 투어 인터내셔널 시리즈를 소개했다.

현재 인터내셔널 시리즈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이하 LIV 골프)를 위한 교두보다.

김주형은 LIV 골프 글로벌 정책의 선봉이었다.

그러나 김주형의 꿈은 다른 곳에 있었다. 바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다.

특별 회원·회원에 이어 우승까지 일궜다.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을 대표했고, 최근에는 타이거 우즈가 호스트인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 초대받았다.

남자골프 세계 순위(OWGR)가 21위까지 뛰어서 내년 남자골프 4대 메이저 대회 출전 안정권이다.

꿈에 그리던 마스터스 토너먼트까지다.

김주형은 "꿈은 항상 PGA 투어였다. 우즈의 플레이를 보며 자랐다"고 말했다.

LIV 골프는 김주형의 빈자리를 TK로 메웠다. 개막전(런던)에서 뛰게 했다.

그러나 이번 주 태국에서 열리는 LIV 골프 방콕 48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명 선수에 밀린 것이다.

그런데도 티셔츠에 LIV 골프를 새기고 홍보에 나섰다.

TK는 태국 학생들에게 골프를 가르치며 "LIV 골프 방콕은 평생에 한 번 있는 기회다. 꼭 보러 오기를 권한다.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캐머런 스미스 같은 정상급 선수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PGA 투어와 LIV 골프는 섞일 수 없는 물과 기름이다. 

김주형은 잔잔한 물을, TK는 펄펄 끓는 기름을 선택했다.

물과 기름은 끓는점이 다르다.

뭐가 먼저 증발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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