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 특별 기고] 한·중 문화교류 발전에 대한 제언

2022-09-0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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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는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중 양국 관계의 우호와 협력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뜻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각계 저명인사의 깊이 있는 견해가 담긴 글을 본지에 싣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은 한·중 양국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고 경제 파트너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한국과 중국은 함께 많은 역경을 이겨왔습니다. 한·중 관계는 이제 새로운 기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 기고 릴레이에는 한·중 수교 과정의 경험담부터 한·중 교류를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린 여러분들의 이야기까지, 양국 수교 30주년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30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히 담겨있습니다. ​한국의 북방외교와 중국의 개혁개방 그리고 세계사의 변화에 순응하는 한·중 수교는 우리들의 소중한 역사이기에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한·중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허석 전 순천시장 [사진=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2018년 가을 베이징(北京)을 공식 방문한 필자는 지인의 소개로 마네초지클럽 진쒸순(金錫順) 회장을 만났다. 진쒸순 회장의 이름은 한자로 '金錫順(김석순)'이었다. 진쒸순 회장에게 보내진 필자 프로필에는, 중국에서 띄어 쓰지 않는 관계로 허석순천시장(許錫順天市長)이라 표기되었다. 그래서 진쒸순 회장은 필자 프로필을 보자마자 자신과 이름이 같다(錫順)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 인연으로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나이가 궁금해서 무슨 띠냐 물으니 토끼띠라 해서, "저도 토끼띠입니다"라고 했다. 외양을 보니 동갑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혹시나 하고 생일을 물었더니 '○월 ○일'이라고 하는데, 소름이 돋았다. 필자와 생일까지 같았다. 진쒸순 회장은 “아마도 우리는 전생에 천년(千年) 전부터 인연이 있는 것 같다”고 하였다.

필자가 순천시장에 출마하였을 당시 공약사업이었던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해 베이징 중관춘(中關村)을 방문했다. 중관춘 사회조직연합회 따이지앤 비서장을 만났을 때도, 함께 식사하고 술 한 잔 마실 때도 마찬가지였다. 처음 만났지만, 이웃집 형 같고, 처음 대화를 나누지만 왠지 익숙한 그런 느낌이었다. 문화적 공감대가 없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문화(文化)란 무엇일까? 필자는 문화를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한 마디로 문화란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양식의 총체인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한국과 중국, 중국과 한국의 문화는 비슷한 점이 많을까 다른 점이 많을까? 당연히 비슷한 점이 훨씬 많다. 그것이 바로 교집합이요, 공감대다.

필자는 대동소이(大同小異)라는 말을 좋아한다. 한·중의 문화가 바로 대동소이하다. 그런데 비슷한 점에는 무감각하고 서로 다른 점만 부각하다 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동(大同)에 주목하고 소이(小異)를 존중하는 자세야말로 서로의 살아가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 즉 서로의 문화를 배려하는 바람직한 자세일 것이다. 그것이 한·중 문화교류의 첫걸음이라 생각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여 차이를 차별하는 것은 우리가 배격해야 할 자세다. 최근 한국 사회도 다민족 사회가 되어가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단일민족 논리에 사로잡혀 언어의 차이를 이유로 피부 빛깔의 차이를 이유로 문화적인 차이를 빌미로 차별하고 따돌림을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한·중 사이의 문화교류는 일본을 끌어들여 동아시아문화교류로 확대 발전시켜야만 그 발전 전망이 밝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한·중·일 동아시아문화도시 행사를 추진하였던 지방정부 사이의 지속적인 교류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예컨대 '동아시아 문화도시 지자체장 연석회의' 등을 추진하는 것도 의미있다고 할 것이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정치와 외교, 경제를 넘어 끈끈한 문화교류로 발전함으로써 양국관계가 더욱 성숙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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