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과 안동 봉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을 이번에 전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두 보물을 한 곳에서 다시 보는 건 앞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두 보물을 직접 보니 박물관 관계자의 말이 더욱 와 닿았다. 눈이 부실 정도로 세련되고 화려한 ‘목조관음보살좌상’은 고려시대 귀족적인 불교문화의 진수를 보여줬다.
지난 26일 개막한 전시는 고운사에서 온전히 보존 전승해 온 국가지정문화재급 성보들의 문화재적 가치를 알리고,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봉정사와 부석사를 비롯한 영남 북부의 불교문화를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1990년대 도난당했다가 2020년에 제자리로 돌아온 고운사의 ‘아미타불회도’(1710)도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다.
고운사에는 조선 왕실의 원당으로, 영조와 고종의 기로소(耆老所) 입소를 기념하고 어첩(御帖)을 봉안하기 위한 건축물인 연수전(延壽殿)이 남아있다. 연수전은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국가지정문화재(보물)로 지정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연수전의 원형을 살펴볼 수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기사경회첩(耆社慶會帖)’(1744)과 연수전의 건립과 운영을 살펴볼 수 있는 고운사 소장 기록자료들이 공개됐다.
또한 영남 북부의 성보를 대표하여 고려시대의 귀족적인 불교문화를 상징하는 ‘안동 보광사 목조관음보살좌상’과 ‘안동 봉정사 목조관음보살좌상’이 최초로 함께 전시됐다. 또한, 영남 북부지역의 조선 후기 불교문화를 대표하는 불교회화인 ‘영주 부석사 오불회 괘불’(보물), ‘안동 봉정사 영산회 괘불’(보물), ‘봉화 축서사 괘불’(보물)을 각 1개월씩 교체 전시하며, 이외에도 보물 11건을 포함하여 고운사의 성보 97건 231점이 함께 전시됐다.
조계종 불교중앙박물관장 탄탄스님은 “지정문화재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럼에도 고운사 문화유산을 종합적으로 조명한 적은 많지 않았다”라며 “이번 특별전으로 고운사의 숨겨진 이야기와 성보가 많은 이들에게 재조명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