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급 고환율은 여전...물가상승→금리인상 악순환 우려

2022-08-2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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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1335.2원 마감, 전일 대비 6.9원↓

연고점 대비 하락했으나 높은 수준 유지

미 긴축, 유럽 에너지 위기 등 대외요인 때문

전문가들 "환율 상단 1365원까지는 열어놔야"

2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원·달러 환율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버금가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와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기 침체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고환율이 국내 물가 상승을 불러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환율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 대비 6.9원 내린 1335.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일 대비 0.6원 내린 1341.5원으로 출발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여부 결정을 앞두고 1340~1342원 사이를 움직이다가 금리 인상이 결정된 후 1333.9원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환율이 1345.5원(종가 기준)으로 연 고점을 경신한 것보다는 내려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4월(고가 기준 1357.7원) 이후로는 역대 가장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환율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과 외환당국(기획재정부·한국은행)의 구두 개입에도 좀처럼 안정되지 않았다. 환율 상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통화정책,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유럽 에너지 위기, 중국 경기 침체, 글로벌 공급망 타격 등 대외적인 요인에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픽=아주경제DB]

환율이 오른다는 건 원화 가치가 낮아졌다는 의미다. 그만큼 수입 물가가 오르는데, 이는 국내 물가 상승을 불러와 소비심리를 위축시킨다. 한국은행은 치솟는 물가를 제어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은 원화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기준금리를 올리면 대출자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고, 기업 투자가 위축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 고환율은 무역수지 폭 확대에도 약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역수지는 지난 4월부터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고환율로 인해 우려되는 점에 대해 “물가 상승 압력과 중간재를 수입하는 기업들의 고충이 심해져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 상승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미국 달러는 연준의 정책 기조와 미국과 유럽 간 체력 차이를 반영해 강보합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환율의) 1차 저항선은 1350원 수준으로 판단하고, 저항선 돌파 시에는 1365원 수준까지 상단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상이 “환율 수준을 타기팅(목표)한 것은 아니다”면서도 “환율을 제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율 상승이 한국의 외화 유동성, 신용도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 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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