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책사업과 관련한 공모와 예산 확보 과정에서 정부의 의도적인 ‘광주·전남 밀어주기’로 지역발전의 호기를 놓친 ‘트라우마’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의장 국주영은)는 이달 22일 기자회견을 통해 국립 갯벌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공모전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 담보를 해양수산부에 공개 촉구했다.
도의회는 “해수부가 공정성이 담보된 평가, 특히 변별력 없는 평가 항목을 추가하는 식으로 당초 취지를 훼손해선 안 될 것”이라며 “갯벌본부는 그 설립 취지에 알맞는 연계 프로그램이 우수한 지역에 설립해야만 하고, 국가적 사업인만큼 지역균형발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16일 발표된 갯벌 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건립지 공모사업의 평가지표에 △세계자연유산 등재 노력 및 기여도의 신설 △부지 면적의 축소 등을 추가해 의도적으로 ‘전남 밀어주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노력과 그 기여도는 그동안 전남이 주장해온 것을 반영한 데다, 부지 면적을 축소하고 배점을 하향 조정한 것은 부지를 기준 이상을 확보해둔 전북 고창을 견제하기 위한 꼼수라는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해수부의 ‘전남 밀어주기’ 의혹은 그간 몇 번의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공연히 벌어졌다는 점에서, 전북의 반발은 커지고 있는 상태다.
당시 주무부처였던 농식품부는 인프라 부문 배점에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분석 유무를 포함시킴으로써, 유치에 뛰어든 광주시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결국 세계김치연구소는 정부의 의도적인 밀어주기에 힘입어 광주시에 들어섰다.
또한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5+2광역경제권 정책의 일환인 호남광역경제권에서 선도산업 지원단 사무소 및 발전위원회 사무국의 광주 배치 등 전북은 광주·전남에 주도권을 내주면서 사실상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바 있다.
이밖에 서해안권 광역관광개발 예산 배정, 광주공항 활성화를 위한 군산공항의 광주 이전 논의, 방사광가속기의 호남권(광주·전남) 유치 등에서 전북은 철저히 ‘찬밥 신세’나 마찬가지였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정부의 ‘광주·전남 밀어주기’, 그리고 광주·전남의 지역 이기주의에 대해 전북에서는 이번 국립 갯벌세계자연유산 보전본부 공모전에 이르러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는 “고창을 비롯한 전북이 서남해안 갯벌 전체를 관리하는데 효율성, 확장성, 교통편의성을 두루 갖춘 최적지임에도, 해수부는 지난 2009년 국립수산과학원 갯벌연구센터의 전남 이전을 추진하는 등 의도적인 전남 밀어주기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며 “도의회의 지적대로, 갯벌본부 등 국책사업은 그 설립 취지에 알맞는 연계 프로그램이 우수한 지역에 설립·추진해야 하고, 지역균형발전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