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격화되면서 애플도 탈중국 행보에 동참하고 있다. 애플은 베트남에서 애플워치의 시범 생산을 진행했다.
17일(현지시간) CNBC와 닛케이아시아는 애플이 베트남에서 애플워치, 맥북, 아이패드를 생산하기 위한 협상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특히 매체에 따르면 애플 납품업체인 중국의 럭스쉐어정밀과 대만의 폭스콘은 애플워치 시범 생산에 들어갔다.
탈중국 행보의 장애물은 가격 경쟁력 확보다. 맥북 대량 생산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것은 펜데믹과 노트북 생산 공급망이 중국을 중심으로 구축돼 있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을 중심으로 몰려 있기에 애플의 탈중국 행보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관건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닛케이에 "맥북 생산 과정이 과거보다 모듈화(부분적으로 생산 뒤 조립하는 형태)돼 중국 외 지역에서도 만들기 쉬워졌다. 다만 비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전했다.
애플과 애플 납품업체 등 미국 빅테크 기업의 탈중국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본에 시설을 갖춘 애플 공급업체는 2018년 14개에서 올해 22개로 증가했다. 또 구글, 델, 아마존과 같은 빅테크 기업도 중국을 떠나 베트남에 생산 공장을 만들고 있다. 지난 7월 대만의 디지 타임스는 구글이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2023년 처음으로 픽셀 스마트폰을 베트남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사야 리서치의 에디 한 선임 애널리스트는 미국 기업의 탈중국 행보에 관해 미·중 갈등의 격화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디 한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생긴 여파(미·중 갈등)를 반영한 움직임"이라며 "세계의 공장으로서 중국의 역할은 미·중 무역 전쟁과 제로 코로나 정책 이후 축소되고 있다. 이에 중국과 가까운 베트남이 전자 제조업체의 눈에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