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대반격이 시작되고 있다. 지난 7월 7일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에서 6개월 당원권 정지를 당했던 이 대표는 절치부심하며 ‘공개 잠행’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 대표에게 드리워진 기존 민심은 윤리위 징계를 당한 데 대해 동정 여론이 있기는 했지만 이 대표 개인의 의혹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가 결코 적지 않았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 사이에 주고받은 문자가 공개되면서 새로운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를 향한 일반 대중들의 동정 여론이 확대되고 있다. 이 시점에 윤핵관을 중심으로 의원들이 부랴부랴 ‘이준석 찍어내기’ 문자 파동을 무마하기 위해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킬 태세다. 그렇지만 순순히 당하고만 있을 이 대표는 아니기에 대반격이 예상된다.
우선 ‘비대위 체제 효력 정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는 권성동 문자 파동 이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악수 패싱’과 ‘어깨짝 스매싱’을 이 대표와 주고받았던 배현진 의원의 최고위원 사퇴 의사를 필두로 조수진·윤영석 의원이 사퇴를 밝히면서 가시화되었다. 지난 5일 상임전국위원회가 당을 ‘비상’ 상태로 인식하면서 비대위 출범이 기정사실화되었다. 이 대표가 법적으로 문제 삼게 되는 부분은 절차적인 문제와 함께 ‘비상’ 상태에 대한 인식이다. 윤핵관들 주도로 비대위 체제를 당연한 수순으로 이어가고 있지만 이 대표와 가까운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비상’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하태경 의원도 공감하고 있다. 당의 절차는 그럭저럭 넘어갔지만 법원에서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대표가 만지작거릴 세 번째 카드는 ‘극적인 당내의 정치 지형 변화’다. 윤석열 정부는 윤 대통령의 입김이 가장 강하게 작동하겠지만 당의 사정은 조금 다르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견고하고 오는 2024년 총선에 대통령 마케팅이 가능하다면 모르겠지만 국정 수행 지지율이 계속 바닥을 헤맨다면 당내 지형은 어디로 튈지 모를 일이다. 윤핵관이 이 대표를 때리면 때릴수록 대중 여론은 이 대표를 향한 정치적 공감이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권성동·장제원 같은 윤핵관이나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는 안철수·김기현 같은 인물도 이준석의 대중적 경쟁력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물론 당장 일어날 일은 아니더라도 여차하면 선거 역학 구조에 따라 당내 여론은 조금 더 이준석 복귀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열려 있다. ‘법적인 대응’, ‘MZ세대 민심’, ‘당내 정치 역학’ 등 무슨 반격 카드를 상상하더라도 이준석의 존재감이 쉽사리 사라지지 않는다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