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전환 시대 노코드·로코드 개발이 주목받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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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용 퀸텟시스템즈 대표 [사진=퀸텟시스템즈]


코로나19 사태로 경영 위기에 놓인 영국 히스로 공항(Heathrow Airport)은 127명 규모였던 IT부서 인력을 67명으로 줄이면서 IT직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했다. 이에 IT부서에 전사 IT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기고 모든 직원이 전반적인 디지털 경험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노코드(No code)·로코드(Low code) 실행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현업 부서 직원들에게 디지털 솔루션 구축을 장려하고 권한을 부여해 잠재 아웃소싱 비용 200만 파운드를 절약했고, 전사 업무에서 문서 작업 12만 페이지 분량과 데이터 입력 작업 1172시간을 절감했다.

최근 경기 침체 우려와 소프트웨어(SW) 개발자 구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노코드·로코드 개발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노코드·로코드는 코딩을 전혀 또는 거의 하지 않게끔 SW 개발을 자동화한 플랫폼이다. 흔히 '손쉽게 코딩 없이' SW 개발을 할 수 있다는 구호로 마케팅이 이뤄진다. 이제 그 너머에 있는 노코드·로코드의 본질적 가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현재 비즈니스 과제에 맞춰 개발되는 디지털 자산은 미래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재사용하거나 변경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 1~2년이 넘는 대형프로젝트를 살펴보면, 아무리 최신 기술을 도입하더라도 시작과 동시에 과거 1~2년전 시스템을 도입한 것과 같다. 시스템 오픈 후에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은 고품질 애플리케이션을 만들고 특정 개발자에 종속돼 운영되는 기존 개발 방식을 벗어나 비즈니스 요구사항을 혁신하고 빠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기능을 조합하는 '컴포저블 기업(composable enterprise)'을 만드는 수단이다.

컴포저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기업이 디지털 자산을 구축할 때 프로세스, 비즈니스와 애플리케이션을 독립적인 기능 모듈로 만들어 비즈니스 상황에 맞게 빠르게 구성할 수 있는 구조를 선택해야 한다. 이를 통해 개발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노코드·로코드 플랫폼을 이용하는 중요한 목적이다. 가트너는 2021년 전략기술 동향 보고서에 컴포저블 기업 방식을 적용한 조직이 2023년까지 80% 수준의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클라우드 등장 이후 마이크로서비스 아키텍처(MSA), 도커(Docker), 쿠버네티스(Kubernetes) 등 여러 신기술과 개념이 대두됐다.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 트렌드에 적응하고 IT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개발자 부족 현상과 높은 인건비, 복잡한 기술, 개발 품질 이슈 등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솔루션 도입이나 SaaS 또는 노코드·로코드 개발 방식 도입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인다.

SW 개발자가 자기만의 방식으로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은 담당자가 바뀐 후 유지관리 시점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정형화된 절차를 따르는 노코드·로코드 개발 플랫폼을 이용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은 누구나 변경하고 확장할 수 있는 개방성, 유연성을 띠게 된다. 사용자는 복잡한 기술과 아키텍처 영역을 신경 쓰지 않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핸드 코딩과 설치, 교육 및 배포에 대한 초기 투자를 최소화해 신속하게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할 수 있다.

노코드·로코드의 확산은 전문 기술의 대중화를 이끌고 있다. 이미 전 산업 영역에 걸쳐 디지털 전환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패러다임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가트너는 2025년까지 기업에서 IT 조직 외부의 비즈니스 부서 주도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해 노코드·로코드를 도입하고 대기업 75%가 IT 애플리케이션 개발과 시민 개발(citizen development) 도입을 위해 최소 4개의 노코드·로코드 개발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해부터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기업들이 많은 노코드·로코드 솔루션을 출시하는 추세다. 일부 플랫폼을 제외하면 UI 개발 또는 리포팅 개발 중심의 노코드·로코드 개발툴이거나 제한적인 분야의 응용SW 개발에 집중돼 있다. 가트너는 로코드 플랫폼 활용 영역을 △MXDP(Multi-Experience Development) △LCAP(Low-Code Application Platform) △CADP(Citizen Automation & Development) △BPA(Business Process Automation) △DMS(Decision Automation)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iPaaS(Integration) 등 7개 영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국내 출시된 솔루션도 각각의 전문 영역이 있어 가트너가 제시한 7개 분류 중 하나로 나뉜다.

기업이 노코드·로코드를 도입하고 검토하기 위해서는 애플리케이션 개발 목적을 명확하게 하고 플랫폼을 검토해야 한다. 노코드·로코드 도입 목적, 방향성과 맞지 않는 솔루션을 선택하면 디지털 혁신을 실행하거나 비즈니스 과제를 해결하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 노코드·로코드 솔루션 공급자들 또한 자신이 제공하는 영역에 대한 명확한 포지션으로 시장의 혼란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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