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어쩌나"…4월 입주한 강남아이파크 전세 호가도 1억원 하락

2022-08-0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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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입주물량 연내 최다…입주경기 2년래 최저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사진=아주경제 DB]

“전세수요가 줄며 전셋값도 쑥 빠지고 있어요. 입주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해서 전세를 놓아야 하는데 곤란하네요. 그렇다고 무리해서 입주하자니 대출 이자 부담이 너무 큰 상태입니다.”(대구 수성구 거주 김모씨·33)
 
전세 매물 적체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격도 수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달부터는 임대차보호법 갱신 완료 매물로 인한 ‘전세대란’이 일어날 것이란 전망이 있었지만 금리 상승 등 여파로 전세수요가 급감했다.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파트에서도 전세 호가가 1억원씩 빠졌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4월 입주를 시작한 강남센트럴아이파크(499가구)에는 전세 매물이 149건 나와 있다. 월세 매물은 132건으로 전체 중 56%가량(281가구)이 세입자를 찾고 있는 것이다. 매매 매물은 22건이다.
 
강남센트럴아이파크는 개나리 4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곳으로 지하철 2호선과 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선릉역까지 걸어서 5분 정도 걸리는 역세권이다. 강남 8학군인 진선여고를 비롯해 도성초·진선여중이 있고, 역삼중·도곡중·단대부고도 반경 1㎞ 이내에 위치해 좋은 입지를 갖추고 있다.
 
다만 전세는 전혀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 입주 이후 거래된 전세는 단 6건뿐이다. 전용면적 59㎡는 지난 5월 11일 14억원에 거래된 건 1건뿐이며 지금은 오히려 거래가보다 2억1000만원 낮은 11억9000만원에 전세 매물이 나와 있다.
 
호가를 내린 사례도 드물지 않다. 전용 59㎡ 기준 최초 12억2000만원에 올라왔던 매물은 최근 2000만원 내린 12억원에 다시 게시됐으며, 15억원이었던 매물은 며칠 만에 1억원 내린 14억원에 올라왔다.
 
선릉역 근처 공인중개업자는 “금리 상승과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최근 전체적으로 전세시장이 좋지 않은데 강남이라고 별수 있겠느냐”며 “지난달 초만 해도 전용 59㎡ 전세매물 최저 호가는 13억~14억원 정도였는데 한 달 새 1억원 정도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특히 강남은 주택담보대출이 나오지 않아 자금 확보를 위해 전세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며 “끝내 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 매각할 수밖에 없지만 해당 아파트는 입지가 탁월한 만큼 가격을 조정한다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최고 입지로 꼽히는 강남에서도 이런 상황이 발생하며 타 지역 입주 예정자들은 걱정이 더 심해지고 있다. 전세 세입자가 구해지지 않으면서 잔금을 메울 방법이 마땅치 않은 데다 새집에 들어가려니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이 부담되는 것이다. 또 거래절벽이 꾸준히 이어지며 집을 팔고 들어가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전세 매물 적체 현상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이번 달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 월별 기준 가장 많은 3만5282가구다.
 
앞서 많은 공급으로 미분양이 대거 나왔던 대구에서는 입주가 어려워지며 신축 아파트에서 분양가와 같은 ‘무피’나 오히려 저렴한 ‘마이너스피’ 매물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달 입주를 앞둔 대구 신천센트럴자이 전용 84㎡는 분양가보다 1000만원 내린 가격에 매물이 올라온 상태다. 
 
주택산업연구원에서도 입주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다. 최근 주산연이 발표한 7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68.3으로 2020년 8월(67.5) 이후 최저치로, 지난달과 비교하면 4.3포인트 떨어졌다. 윤지해 연구원은 “급격한 금리 인상에 시장이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앞으로 몇 달간은 이런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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