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가해자 A씨(20)에게 형량이 높은 강간살인 혐의가 적용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살인의 ‘고의성’이 인정되면 강간살인 혐의가 적용 가능하지만, 인정되지 않으면 강간치사 또는 준강간치사 혐의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한 고의성 입증이 어려워 강간살인 혐의 적용은 현재로선 어려워 보인다는 의견도 있다.
강간치사에서 준강간치사로...왜 바뀌었나
19일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5일 새벽 인천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에 위치한 5층짜리 건물에서 20대 여성 B씨를 성폭행한 뒤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A씨는 B씨가 숨지기 전까지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B씨가 건물에서 떨어져 사망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B씨를 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B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전 3시 49분께 캠퍼스 건물 앞에서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행인에게 발견됐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 옷을 다른 곳에 버리고 집으로 도주했다. 당초 A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될 때 적용된 혐의는 강간치사였다. 그러나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A씨에 대한 죄명을 준강간치사로 변경했다.
강간치사와 준강간치사의 차이점은 강간의 수단에 폭행 또는 협박이 포함되느냐, 안되느냐다. 강간에 폭행 또는 협박이 동원될 경우 강간치사, 동원되지 않으면 준강간치사로 분류된다. 즉 여기서 준강간은 ‘강간에 준한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강간 요건인 폭행 또는 협박이 없더라도 강간이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이런 맥락에서 강간과 준강간은 형법상 양형도 동일하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치사는 징역 11~14년을 기본형으로 한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술에 만취한 B씨를 건물로 끌고 와 성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피해자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하고, 그 결과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적용되는 혐의인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한 배경이다.
B씨는 사건 발생 당일 오전 3시 49분께 캠퍼스 건물 앞에서 옷을 입지 않은 상태로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가 행인에게 발견됐다. B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A씨는 범행 직후 B씨 옷을 다른 곳에 버리고 집으로 도주했다. 당초 A씨가 경찰에 긴급체포될 때 적용된 혐의는 강간치사였다. 그러나 경찰은 구속영장을 신청하며 A씨에 대한 죄명을 준강간치사로 변경했다.
이런 맥락에서 강간과 준강간은 형법상 양형도 동일하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강간치사는 징역 11~14년을 기본형으로 한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술에 만취한 B씨를 건물로 끌고 와 성폭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이 적극적으로 저항할 수 없는 피해자 상태를 이용해 성폭행하고, 그 결과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렀을 때 적용되는 혐의인 준강간치사 혐의를 적용한 배경이다.
물증 통한 ‘고의성’ 입증이 핵심...“치사도 중형 선고 가능”
강간치사와 강간살인 혐의가 갈리는 지점은 고의성이다. 강간 뒤 고의를 갖고 살해했으면 강간살인, 고의가 없이 피해자가 사망하면 강간치사로 본다. 예컨대 가해자가 강간 뒤 피해자 신고 등을 염두에 두고 살해를 함께 계획한 경우에는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
경찰은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A씨가 건물 3층에서 B씨를 고의로 밀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수사요원들을 해당 단과대학 건물에 투입해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여성이 3층 복도 창문에서 추락하는 다양한 상황을 실험했다. B씨가 추락한 건물 3층 복도의 바닥에서 창문틀까지 높이는 1m가량으로, 160㎝ 안팎 성인 여성의 허리 정도 되는 높이다.
문제는 살인의 고의성은 물증이 없으면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 소재 경찰서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등에서 살해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 한 통상 살인죄 적용은 힘들다”며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살인죄로 봐도 법원에서 치사로 바뀌는 일도 많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현장 인근 CCTV에는 당일 오전 1시 30분께 A씨가 B씨를 데리고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죄명’의 적용보다 ‘죄질’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간살인의 법정 최고형이 강간치사보다 높긴 하지만, 강간치사 혐의에 대해서도 법정에서 충분히 엄한 처벌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형법에 따르면 강간치사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며, 강간살인은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양형은 죄질에 맞춰서 하는 만큼 강간치사나 준강간치사라고 봐도 죄질이 엄하다고 보면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며 “결국 양형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은 아직 조사 중이므로 ‘강간치사냐, 강간살인이냐’라는 논의는 성급할 수 있다”면서도 “강간치사도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해 엄벌이 가능해 살인 또는 치사를 놓고 논쟁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전했다.
경찰은 인하대 성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A씨가 건물 3층에서 B씨를 고의로 밀었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수사요원들을 해당 단과대학 건물에 투입해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에 취한 여성이 3층 복도 창문에서 추락하는 다양한 상황을 실험했다. B씨가 추락한 건물 3층 복도의 바닥에서 창문틀까지 높이는 1m가량으로, 160㎝ 안팎 성인 여성의 허리 정도 되는 높이다.
문제는 살인의 고의성은 물증이 없으면 입증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 소재 경찰서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등에서 살해 장면이 확인되지 않는 한 통상 살인죄 적용은 힘들다”며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이 살인죄로 봐도 법원에서 치사로 바뀌는 일도 많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현장 인근 CCTV에는 당일 오전 1시 30분께 A씨가 B씨를 데리고 학교 건물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죄명’의 적용보다 ‘죄질’에 대한 평가가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간살인의 법정 최고형이 강간치사보다 높긴 하지만, 강간치사 혐의에 대해서도 법정에서 충분히 엄한 처벌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형법에 따르면 강간치사는 무기징역이나 10년 이상 징역형에 처하며, 강간살인은 무기징역 또는 사형에 처할 수 있다.
이은의 이은의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는 “양형은 죄질에 맞춰서 하는 만큼 강간치사나 준강간치사라고 봐도 죄질이 엄하다고 보면 중형이 선고될 수 있다”며 “결국 양형에 대한 사법부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대표변호사는 “이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은 아직 조사 중이므로 ‘강간치사냐, 강간살인이냐’라는 논의는 성급할 수 있다”면서도 “강간치사도 범행 수법 등을 고려해 엄벌이 가능해 살인 또는 치사를 놓고 논쟁하는 건 큰 의미가 없을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