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에 부는 '찬바람'…"올 가을 인력긴축 현실화할 수도"

2022-07-1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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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가가 겨울을 대비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 정책을 지속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력 감축과 관련된 경고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골드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18일(이하 현지시간) 애널리스트들과 전화회의(컨퍼런스 콜)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했다. 솔로몬 대표는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깊이 자리를 잡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드먼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하반기에 인플레이션이 떨어진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전망했지만, 아직 (물가상승세) 종료 시기를 확답할 수는 없다"면서 "향후 상황도 면밀하게 지켜볼 것이다"라고 말했다.

솔로몬 대표는 특히 고인플레이션으로 연준과 여러 중앙은행이 통화긴축에 나섰다면서 이는 기업은 물론 소비자들의 소비에도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전세계 자산시장 변동성이 빠르게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골드만은 시장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기업공개(IPO) 등이 급감하면서 투자은행 부문의 매출은 크게 줄었다. 솔로몬 대표는 IPO 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에 대해 주식 밸류에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변화했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 상장되는 기업에 높은 가격을 붙이기가 어려워졌으며, IPO  시장이 정상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았다.

투자은행들의 매출 부진은 이미 예상됐던 결과다. 지난해 워낙 성과가 좋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올해 초만 해도 지난해와 같지는 못하더라도 평균은 웃도는 실적을 내리라 전망했다. 그러나 성장둔화는 예상보다 심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의 실적은 예상치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을 실망하게 했다.

지난 2~3년 동안 은행들에 인력 감축은 없었다.

그러나 최근 은행들은 인력과 관련된 비용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든 최고경영자(CE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회의에서 성장둔화에 대처할 수 있는 은행의 궁극적인 무기는 '급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모건스탠리는 투자은행을 포함한 일부 부문에서 최고 16%에 달하는  임금과 보너스 삭감에 나섰다고 밝혔다.

투자자문사인 제니 몽고메리 스콧의 크리스 매리낙 리서치 이사는 "은행들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시장 점유와 인력 확보의 차원에서 인력 감축을 꺼려왔지만, 수요가 크게 줄면서 행동(인력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매리낙 이사는 올해 가을쯤 감원이 통보될 수 있다고 보았다.

골드만삭스는 이미 인원 충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크레디트 스위스도 신규 고용을 수 주째 확정 짓지 않고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어니스트앤드영(EY)의 잰 벨렌스  글로벌 뱅킹·캐피탈 마켓 부문장은 “우리는 인력 고용 동결이나 추가 고용이 사라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라고 FT에 말했다. JP모건 임원들은 당장은 감원 계획이 없다면서도 향후 감원 계획이 전혀 없냐는 질문에는 함구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초저금리와 주가 강세 환경에서 은행들은 투자은행 업무에서 큰 이익을 얻었다. 예를 들어 JP모건의 순영업수익 대비 투자은행 수수료 비율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까지 10년간 6~7% 수준에서 맴돌다가 2021년에는 11%로 급등했다. 2022년 상반기는 6% 미만까지 크게 떨어졌다.

물론 은행들은 금리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기 악화에 따른 타격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은행들은 향후 상황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을 연기하는 등 비용 줄이기에 나섰으며, JP모건이나 씨티는 자사주 매입을 당분간 정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진=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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