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600달러로 유지해왔던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가 800달러로 상향 조정된다. 불안 조짐을 보이는 국채·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외국인 국채 등 이자·양도소득은 비과세로 전환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한 뒤 동행기자단과 만나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어온 관광산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2014년 이후 고정돼 있는 여행자 휴대품 면세한도를 현 600달러에서 800달러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면세 한도 상향 수준은 2021년 기준 우리나라 1인당 소득수준이 면세 한도를 600달러로 상향했던 2014년 대비 약 30% 증가한 점 등을 감안했다.
현재 우리나라 면세 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약 566달러), 유럽연합(EU) 평균(약 509달러)과 비슷하지만 주변 경쟁국인 중국(776달러), 일본(1821달러)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이와 함께 추 부총리는 "국채 수요 기반 확대, 국채시장 선진화 등을 위해 비거주자‧외국법인의 국채‧통화안정증권 이자‧양도소득에 대해 비과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정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국채시장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를 유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 개정으로 국채 수요 기반 확대와 외국인 투자 증가에 따른 국채 금리 인하, 환율 하락 등 국채·외환시장 안정을 기대하고 있다.
이자·양도소득 비과세에 따른 일부 세수 감소는 있지만 외국인 투자 증가에 따른 국채 이자비용 절감 효과 등을 고려하면 전체 재정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추 부총리는 "이자비용 절감 효과는 연간 5000억~1조1000억원 수준인 반면 세수 감소는 1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며 "선진국에서는 이미 국채 투자에 대해 이자 소득을 과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글로벌 스탠더드를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채 수요 기반을 확대하고 국채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세계국채지수(WGBI) 가입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23개 WGBI 편입국 가운데 OECD 가입국이 총 20개국으로, 편입 국가 대부분은 외국인 국채 투자에 대한 이자소득에 대해 과세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 사항은 이달 말 발표되는 세법개정안에 반영된다. 국회 논의를 거쳐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