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조만간 우리나라를 찾는다. 반도체 등 공급망 협력 강화, 중국 견제,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 등에 대한 동참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옐런 장관은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도·태평양 순방의 목적을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협력 관계는 우리가 만든 국제사회를 더욱 강화하며 동시에 지난 몇 년간 드러난 국제 무역망의 취약성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옐런 장관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엄청난 국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 혼자보다는 다른 국가들과 함께하는 것이 훨씬 강력하다는 데 나와 바이든 대통령이 동의한다”며 “미국이 이러한 노력을 이끌고 조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옐런 장관의 순방을 앞두고 “이 지역을 포함한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리더십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제재 지원을 확대하고, 점점 더 독단적으로 변화하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외신들은 옐런 장관의 순방 과제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상한제에 대한 지지를 얻는 것이라고 봤다. 가격상한제는 일정한 가격 수준 아래로 거래되는 러시아산 원유에 대해서만 해상 운송 보험 등을 허용하는 규제다. 최대한 많은 나라들이 동참해야 효과가 크다. 옐런 장관은 가격상한제를 도입해야 경기침체를 촉발하는 유가 급등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이 외에도 통화스와프, 칩4 동맹 참여 등 반도체 공급망 강화 등이 주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앞서 옐런 장관은 일본 방문에서도 가격상한제에 일본이 함께할 것을 촉구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옐런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지난 1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악화한 식량 및 에너지 가격 상승과 환율 시장의 변동성을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공동성명에 가격상한제가 언급되긴 했으나 구체적인 계획은 담기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익명의 미국 재무부 고위 관리를 인용해 일본 관리들이 가격상한제에 우려를 표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관리들은 러시아가 일본에 천연가스 수출을 제한하는 식으로 보복에 나설 수 있는 점을 걱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북 제재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달 28일 “미국은 북한의 수익원을 차단할 방법을 계속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며 “이 문제는 옐런 장관과 한국의 금융 감독 기구 간 논의 의제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