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 서민금융지원에 125조 투입한다
정부가 125조원 규모의 서민금융지원에 나선다. 한국은행이 전날 사상 처음으로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단행해 가파른 이자부담 증가로 금융 취약층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자 정부가 대책을 내놨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서울 중구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서 주재한 제2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금리 인상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지만 그 부담이 사회적 약자에게 전가돼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정부는 금융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물가 급등과 금리 상승 여파로 소득에 비해 대출 비중이 높은 20·30대 청년층의 어려움이 상대적으로 더 클 수 있다고 판단해 청년 등 재기지원을 위한 채무조정 강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높은 집값에 좌절한 청년층 다수가 '빚투'에 나섰다가 최근 주식 및 가상자산 시장 급락으로 투자손실마저 크게 입은 상황이다. 20·30대의 신용융자 잔액은 2020년 6월 말 1조9000억원에서 작년 6월 말 3조6000억원까지 늘었다. 이에 청년층과 서민층의 투자 실패 등이 사회적 낙인이 되지 않도록 청년특례 채무조정 제도를 신설하는 한편, 기존 지원 제도 간 연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지원책을 내놨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소상공인‧주거‧채무조정‧서민금융 등 각 취약부문별 지원대책을 최대한 신속히 추진‧시행하겠다”며 “법개정 등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민수요, 정책여건 등에 맞춰 3·4분기 중에 차질없이 추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이번 조치가 끝이 아니고 이제 시작일 뿐”이라며 “필요한 제도 보완과 추가 지원 대책을 계속 마련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 코로나 재유행 본격화에 상비약 '2차 품절 대란' 우려↑
코로나19 유행의 확산세가 거센 가운데 14일 신규 확진자 수가 4만명에 육박했다. 정부는 지난주 재유행을 공식화했고, 전문가들 역시 ‘6차 대유행’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전날 정부는 여름철 유행에 대비한 방역·의료 대응방안을 내놓았으나, 이제는 코로나에 감염이 되어도 60세 이상 고령이나 고위험군이 아니라면 재택치료비는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지난 3월 상비약 품절 대란과 같은 상황을 우려해 감기약이나 해열제를 미리 구입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약국가에서는 올해 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상비약 품절 사태가 이어졌는데, 최근 다시 품귀 조짐이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A약국 관계자는 “이달 들어 타이레놀이나 콜대원 같은 상비약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면서 “특히 타이레놀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은 재고가 많이 없는 상황이라 지난 대유행 때와 같은 품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진단키트의 경우 지난달에는 하루에 1~2개 정도 팔렸는데, 지난주부터 찾는 사람이 늘더니 오늘은 대량 구매자가 있어 오전에만 30개나 나갔다”면서 “아직은 구매 수 제한 등은 없지만 재고량이 많진 않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B약국의 경우 “타이레놀 같은 상비약 재고가 있긴 한데, 충분하지 않다”면서 “사실 상비약 판매량이 늘어나면 가격이 낮아져 제약사들이 많이 풀지 않는 경우도 있어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약국 전용 온라인몰을 보면 콜대원, 테라플루, 코푸시럽, 코대원포르테시럽 등 코로나19 관련 제품들이 품절됐거나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국내 대형제약사 관계자는 “당장 생산 라인 자체를 늘리는 건 어렵다”면서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수급난이 올 수 있어 향후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가 4차 접종 대상을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등으로 확대하면서, 접종을 고민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새롭게 4차 접종 대상이 된 인구는 최소 1000만명 규모로 예상된다. 국내 50대 인구는 약 857만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만9196명 늘어 누적 1864만1278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날(4만266명)보다는 1070명 줄었지만, 1주일 사이에 신규 확진자 수가 2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계속됐다.
◆ 금융당국, 물적분할에 칼 빼들었다… 주주보호 노력 소홀땐 상장 제한
금융당국이 그동안 논란이 되어왔던 상장사 물적분할에 대해 칼을 빼 들었다. 주주보호 노력을 소홀히 하면서 모자회사 중복상장을 추진할 경우에는 상장이 제한되고 물적분할을 반대하는 소액주주 등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 우선배정안 부여 여부는 추가적인 검토를 거쳐 결정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방안' 세미나에서 "성장성이 높은 주요 사업부문을 물적 분할한 후 단기간 내 상장하는 과정에서 분할 전 회사의 주주들과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아 사회적 이슈로 제기된 바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표된 물적분할 자회사 상장 시 주주 보호 방안은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금융투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가 마련한 방안이다.
보호 방안을 보면 먼저 물적분할에 지속적으로 반대하는 주주들에게는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된다.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될 경우 의사결정 과정에서 소외된 주주들이 엑시트(Exit)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적분할 자회사가 설립 5년 내 상장할 때는 모회사가 일반주주와 충실히 소통했는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한다. 이때 △주주보호정책 미공시 △공시한 주주보호정책 미이행 △일반주주가 제기한 사항에 대한 합리적 검토 미시행 등이 적발될 경우 상장이 제한된다.
물적분할 시 향후 분할 자회사의 상장계획 등 기업 구조 개편 계획 및 주주보호 방안을 기재하도록 공시가 강화된다. 주주가 분할 주주총회 등에 충분한 정보를 갖고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다만 이날 보호 방안에서 모회사 주주에 대한 신주 우선배정안은 확정되지 않았다. 과거일자 기준 주주명부 작성·발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자회사 상장 전 모회사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부작용도 우려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법무부 등 관계부처와 함께 신주 우선배정안의 장단점과 현실적 한계 등을 추가 검토해 도입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노무현정부 정책실장 변양균, 윤 대통령 경제고문으로 돌아온다
‘노무현의 남자’로 불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돌아온다.
14일 대통령실과 총리실에 따르면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도하는 규제혁신추진위원회에서 변 전 실장이 활동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변 전 실장 위촉식을 갖는다.
행정고시 출신인 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기획예산처(현 기획재정부) 차관과 장관에 이어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노무현 정부 경제사회 정책의 뼈대를 만들 정도로 노 전 대통령의 신뢰를 받았던 인물로 유명하다.
변 전 실장의 발탁은 한 총리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리는 지난달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전략회의를 실무적으로 뒷받침하는 ‘규제혁신 추진단’ 신설과 관련해 변 전 실장을 언급하기도 했다.
◆ 국방부 "탈북어민 호송 요청 받았지만 민간인이라 거부“
국방부는 2019년 11월 탈북 어민 북송 과정에서 호송 절차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대상이 민간인이었기 때문에 거부했다고 밝혔다.
문홍식 부대변인은 14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북한 주민에 대한) 호송 요청이 왔지만 관련 규정에 맞지 않아 거부했다”고 답했다.
문 부대변인은 “다시 말해 민간인 호송은 군이 관여할 부분이 없기 때문에 거부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19년 11월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북한 주민 2명의 북송을 결정했다.
통일부가 지난 13일 공개한 북한 어민의 판문점 송환 사진을 보면 사복 차림의 경찰특공대원 8명이 북송에 저항하는 어민의 양팔을 붙들고 군사분계선으로 끌고 가는 장면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