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노조는 이번 주 안에 네이버 계열사 쟁의행위 개시를 위한 찬반 투표를 실시한다.
네이버의 서비스 운영·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네이버아이앤에스(I&S) 계열 5개 업체가 참여 대상이다. 엔아이티서비스(NIT)·엔테크서비스(NTS)·그린웹서비스·인컴즈·컴파트너스 등 해당 업체 소속 조합원들은 각각 쟁의행위 찬반 표를 던지게 된다. 조합원 찬성 비율이 50%를 넘는 업체만이 쟁의행위를 시작할 수 있다.
오세윤 화섬노조 IT위원회 위원장 겸 네이버지회장은 13일 "이번 주 안으로 쟁의행위 실시 찬반 투표를 진행하고, 다음 주에 관련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을 직격 비판했다. 법정 근로시간인 주 52시간 조차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윤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근로시간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윤 정부는 앞서 노동시간 관리 기준을 주가 아닌 월 단위로 바꾸는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을 발표했다. 이를 도입하면 최대 92시간 일하는 주가 생길 수 있어 노동계의 비판이 이어져왔다.
오 지회장은 "IT업계 직원의 과로사로 촉발된 최대 주52시간 근무제가 겨우 자리 잡아가고 있다"며 "이번 정부의 발표는 과거 과로 시대로의 역행의 신호탄이 될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추가 수당 없이 장시간 근로를 가능케 하는 근본 원인으로 '포괄임금제'를 꼽았다.
그는 "작년 성남시 조사 결과, 성남에 소재한 IT기업의 60% 이상이 포괄임금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없어 노동시간 측정도 제대로 되지 않는 실정"이라고 했다.
IT업계 노동자들 역시 포괄임금제를 폐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IT위원회가 지난 8~12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IT업계 노동자 1834명 가운데 96.4%가 'IT·사무연구직의 포괄임금제 폐지'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 지회장은 정부에게 IT 현장 노동자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오 지회장은 "(노동시간 유연화 정책은) 재계를 비롯한 일각의 입장만을 반영했을 뿐 당사자인 IT업계 노동자의 의견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10명 중 9명은 이번 새 정책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