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파워게임] '공부모임'부터 '산악회'까지...차기 당권 주자들의 세력화 방법

2022-07-1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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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대' 주장한 김기현·'종횡무진' 장제원

11일 오전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대표의 주차 자리가 비어 있다. '당원권 정지 6개월' 철퇴를 맞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잠행 모드를 이어가며 대응 방안을 놓고 장고에 들어갔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차기 당권주자들이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원권 정지 6개월이라는 중징계를 받은 가운데 차기 당권주자들이 당권을 잡기 위한 몸풀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그 중심엔 각종 '모임'이 있다. 김기현·안철수 의원은 공부 모임을 잇따라 열고 있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은 공부 모임과 더불어 산악회 모임을 재가동했다.

◆'공부 모임' 첫 신호탄은 김기현…두 번째 모임 연다

김기현 의원이 주도한 여당 1호 공부모임 '혁신24 새로운 미래'(새미래)는 오는 13일 두 번째 모임을 갖는다. 새미래는 지난달 22일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 의원이 새미래 첫 모임을 통해 세력화의 신호탄을 쏜 셈이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0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해결하려면 임기응변 차원의 시스템으로는 역부족"이라며 "우리에게는 시행착오를 감수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차기 당대표를 뽑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한 것으로, 김 의원은 출마가 유력한 후보군이 됐다.

김기현 의원실에 따르면 새미래는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경제 위기, 인본(人本) 혁신 생태계로 극복하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연다.

김 의원은 해당 모임에 대해 "국내외에서 경기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실제 각종 경제지표도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라며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폭등하는 물가를 우선 안정시킬 특단의 비상경제 플랜을 가동시켜야 할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 복합 경제위기의 긴 터널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공부모임 그 이상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강연자로 초대해 '시대의 과제, 사회 통합과 정치 선진화'라는 주제로 첫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첫 번째 모임에는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해 성일종 정책위의장, 배현진 최고위원 등 국민의힘 의원 46명이 참석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시 대표발언에서 "의원총회 수준으로 참석했다"며 "보수 정치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분이 김 전 총리다. 총리였을 때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날카로운 질문을 모두 봉쇄할 정도로 역대 총리 중 가장 잘한 사람"이라고 했다.

새미래는 21대 국회 초반에 김 의원이 초·재선 의원 30여명과 함께 활동한 공부모임 '금시쪼문(금쪽같은 시간을 쪼개 문제를 푼다)'의 연장선으로, 국민의힘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뀐 뒤 새로 꾸려진 모임이다.

안 의원도 12일 '글로벌 경제위기와 우리의 대응 방향'을 주제로 첫 토론모임을 진행한다. 김형태 김앤장 법률사무소 수석이코노미스트(전 자본시장연구원장)와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가 연사로 나설 예정이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지난 6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당내 의원모임인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에 참석해 자리에 앉아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들레' 탈퇴부터 '산악회'까지…종횡무진 張

장 의원도 최근 공부 모임인 '미래혁신포럼'을 주도한 데 이어 산악회 모임을 가졌다. 이 대표의 징계 결정 이후 여권의 주요 인사로 꼽히는 장 의원이 본격적으로 세력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지난달 27일 혁신포럼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는 친윤(친 윤석열)계의 맏형 격인 정진석 부의장을 비롯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 당내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안 의원도 자리했다.

장 의원은 혁신포럼 모두발언에서 '인사말을 짧게 하는 것이 포럼의 취지를 가장 잘 설명하는 길'이라고 전한 보좌진의 말을 소개하며 "코로나로 인해 혁신포럼이 1년 반 이상 진행되지 못했는데 후반기 국회를 시작하면서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비대위원장께서 흔쾌히 주제 강연을 해주시는 것을 허락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머리를 맞대고 함께 연구하고 논의하는 좋은 포럼으로 만들어가겠다. 민주당 의원과 무소속 의원도 함께 참여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는 좋은 포럼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당내 세력화를 본격화한 것 아니냐는 정치권 안팎의 분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혁신포럼이 끝난 이후 기자들과 만나 "무슨 말만 하면 난리, 모임만 하면 난리"라며 "보좌관이 오늘 인사말을 하지 말라고 해서 짧게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장 의원이 외곽 조직인 '산악회'를 3년 만에 재가동하면서 차기 당권 도전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장 의원은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100여명의 회원님들이 버스 23대에 나눠 타고 함양 농월정으로 향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멈춰 섰던 여원산악회가 2년 7개월 만에 다시 출발했다"고 밝혔다. 이 산악회는 장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해온 '장 의원 지원 조직'이다.

이렇듯 장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공식 활동을 가시화한 것은 공부모임인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탈퇴 이후 28일 만이다. 장 의원은 민들레를 두고 세력화 지적이 나오자 모임에 불참 선언을 한 바 있다.

장 의원은 "지난 14년 동안 역경도, 시련도, 영광도 함께해왔던 여원 가족 여러분들의 사랑과 응원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더욱 열심히 달려가겠다"라고 강조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맨 왼쪽)이 지난 6월 2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1호 공부 모임 '내일을 바꾸는 미래전략 2024, 김황식 전 국무총리에게 듣는다! 시대의 과제, 사회통합과 정치 선진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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