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OECD 경제산업 자문위원회(BIAC)가 지난달 OECD 31개 회원국 경제단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조사에 따르면 OECD 회원국 경제단체들은 올해 하반기 경영 환경을 ‘좋음’으로 전망하는 비율이 10%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60%보다 크게 하락한 수치다.
반면 경영 환경을 ‘보통’으로 전망한 비율은 지난해 12%에서 올해 59%로, 경영 환경을 ‘부정적(나쁨+매우 나쁨)’으로 보는 비율은 28%에서 31%로 각각 증가했다. 글로벌 거시경제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문으로는 에너지 가격과 공급(74%), 글로벌 공급망 문제(17%)가 꼽혔다.
또한 응답국 중 53%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국 GDP가 0.5~1%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GDP가 1%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비율도 18%에 달했다. 20%는 아직 정확한 영향을 예측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 회복이 늦춰지면서 응답국 68%는 2% 이상 높은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0.5~2% 물가 상승을 예상한 응답률은 19%, 물가 하락을 전망한 국가는 없었다.
응답국 중 59%는 향후 세계 경제 회복을 저해할 위험요인으로 ‘공급망 붕괴’를 꼽았다. 이러한 공급망 문제는 △가격 혼란(58%) △산업 생산량 감소(25%) △산업별 취약성 강화(14%) 등을 초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음으로 ‘인플레이션·가격 상승'(14%)이 꼽혔다.
이 밖에 OECD 경제단체들은 지난 1년과 비교해 자국 정책 개혁 강도는 ‘느린 수준'(68%)이라고 평가했다.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정책 개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이다. BIAC는 경제 회복을 위한 혁신이 지연되는 주요 원인(복수 응답)으로 △혁신에 대한 정치적 의지와 리더십 부족(67%) △느슨한 연정과 당파 갈등 등 정치적 통합 부족(64%) 등을 꼽았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본부장은 BIAC 조사 결과를 두고 “지난해 코로나 기저효과로 인한 장밋빛 전망과 달리 올해는 글로벌 공급망 붕괴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제 활성화 기대감이 크게 낮아졌다”며 “우리 정부는 세계 민간 경제단체들이 빠른 경제 회복을 위해 성장 중심 구조개혁을 주문한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