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촌의 귀환] 방배동 재건축 불붙었다…착공·시공사 선정 속속

2022-07-0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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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5구역 재건축사업 조감도 [이미지=방배5구역 재건축정비사업조합]

 

방배15구역 전경 [사진=신동근 기자]

서울 서초구 방배동은 이른바 ‘압·서·방(압구정·서초·방배동)’이라고 불릴 만큼 서울에서도 가장 집값이 비싼 동네 중 하나였다. 그러나 현재도 여전히 부촌으로 수위를 다투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동과 서초구 서초동과는 달리 2000년대 들어서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한강변의 가치가 급상승하고 인프라가 강남으로 몰렸던 탓이다. 인근 반포동으로 고급 주거지 수요가 옮겨지기도 했다. 이에 정비사업에 대한 관심도도 강남·한강변 위주로 쏠렸고, 사업도 해당 지역에서 빠르게 진행됐다.
 
착공 앞둔 5·6단지…재건축 추진 활기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방배5구역은 시공사인 현대건설과 착공을 위한 막바지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면 이달 서초구에 착공계도 낼 수 있을 전망이다.
방배5구역은 방배동 946의8 일대로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29개 동, 3080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일반분양만 1686가구에 달해 이 일대 재건축 사업장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또한 지하철 4·7호선 이수역과 7호선 내방역이 모두 가깝다. 단지 북측에 있는 서리풀터널로 진입해 강남 업무지구로 이동하기가 편리하다. 방배초, 이수초, 이수중 등 학군도 우수한 편이다. 

현대건설은 방배5구역에 하이엔드(최고급) 아파트 브랜드인 ‘디에이치’를 제시했고, 조합은 받아들였다. 업계에서는 5구역의 일반분양가는 전용면적 59㎡는 11억~12억원, 전용 84㎡는 15억~16억원으로 책정될 것으로 예상한다.

방배6구역도 이달 착공을 앞두고 있다. 올해 초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한 이 단지는 사업이 완료되면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1097가구 규모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방배6구역은 지하철 4·7호선이 교차하는 총신대입구역과 7호선 내방역 사이에 자리했다.

삼성물산은 단지명으로 ‘래미안 원페를라’를 제시했는데 하나를 뜻하는 ‘원(one)’과 스페인어로 진주를 뜻하는 ‘페를라(perla)’를 합친 이름이다. 방배6구역의 일반분양가도 15억원(전용 84㎡)을 웃돌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해당 구역들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특히 5구역은 작년 4분기 착공할 예정이었으나 부지에서 오염토가 검출됐다. 지난해 10월 토양 오염물질 조사결과 표본조사지역 10곳 모두에서 오염물질인 ‘불소화합물’이 검출된 것이다. 이에 해당 사업은 반년 넘게 미뤄졌다. 이런 상황에 조합은 내홍을 겪기도 했다. 6구역은 2016년 DL이앤씨를 시공사로 선정했지만, 공사비 증액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 끝에 지난해 9월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조합은 삼성물산과 수의계약 체결했다.
 
12개 구역 재건축 진행 중…1만 가구 미니 신도시 기대
현재 방배 지역에서는 방배6구역을 포함해 총 12개 사업장의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 사업이 모두 끝나면 1만 가구가 넘는 ‘미니 신도시’로 거듭난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곳도 다수다. 방배15구역(1600가구)은 올해 초 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방배15구역은 용도지역이 제1종, 제2종(7층), 제2종이 혼재된 구역으로서 그동안 용도지역 조정, 건축계획 등에 대한 협의·조정으로 장기간 정비구역 지정에 어려움이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지난 1월 해당지역을 2종 7층 규제 완화의 첫 사례로 적용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방배7구역(316가구)도 지난 5월 정비계획 변경안이 확정됐다. 서초구 서초대로32길 30-6 일대로 지하 3층~지상 19층 아파트 318가구를 새로 짓는다. 

방배14구역도 지난 3월 정비계획 변경안이 수정 가결됐다. 지난 2014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8년 만에 정비계획이 통과된 것이다. 구역 내 제1종 일반주거지역을 제2종(7층 이하)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해 일원화하고, 층수 규제를 완화해 공공주택 등 공공기여를 확대했다. 공공주택 40여 가구를 포함해 487가구로 조성된다. 

현재 방배13구역과 방배14구역 등은 이주가 어느 정도 완료돼 철거가 진행 중이다. 두 곳은 2호선 사당역과 방배역 사이에 위치하는데, 올해 안으로 이주를 마치고 분양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13구역은 재건축 사업을 통해 2296가구로 탈바꿈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방배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신동아는 하반기 사업시행인가와 시공사 선정을 앞둔 상황이다. 지하 3층~지상 최고 35층, 7개 동, 843가구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부침 겪어온 방배…부촌으로 귀환하나?
20~30년 전 고급 빌라와 단독주택, 아파트가 뒤섞여 들어선 방배동은 과거 대표적인 부촌이었지만 인근 반포동에 신축 아파트가 대거 들어서고 집값이 치솟으면서 부촌 타이틀을 뺏겼다. 이후로도 대형 개발 호재가 없고, 기반시설이 추가 조성되지 않으면서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19년 4월 개통된 서리풀터널로 강남 테헤란 업무지구로 이동이 수월해졌다. 또한 대단지가 구축될 전망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고·상문고·세화고·서문여고 등 명문학교도 많다. 또한 고층 아파트가 빽빽한 반포 일대와 비교했을 때 녹지가 풍부해 주거 환경이 더 낫다는 평가도 나온다.

방배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이 지역은 교통이면 교통, 녹지면 녹지 빠지는 부분이 없고 학군 또한 우수한 편”이라며 "방배동은 전체적으로 노후화가 심해 저평가받았는데 앞으로 새 아파트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또 하나의 고급 주거지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에 힘입어 최근 방배동의 집값도 오르고 있다. 앞서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한 방배 그랑자이와 방배3구역을 재건축한 아트자이는 높은 가격을 자랑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방배동의 방배그랑자이 전용면적 84㎡는 이달 6일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4월 같은 면적이 25억8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약 2개월 만에 3억원 더 오른 가격으로 거래된 것이다. 최근 재건축을 앞두고 이주를 시작한 방배 삼익아파트도 지난 5월 전용 88㎡가 20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재차 기록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방배동은 쾌적하고 조용한 주택가라는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장점이 있다”며 “재건축 사업이 완료해 고급 대단지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면, 인근 반포동 아파트와 격차를 줄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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