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부활의 리더이자 싱어송라이터인 김태원이 후배인 가수 겸 작곡가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전했다.
지난 5일 MBC 시사 프로그램 ‘100분 토론’에서는 사카모토 류이치(坂本龍一)의 ‘아쿠아’(Aqua)를 표절했다는 의혹을 시작으로 기존에 발표한 여러 곡이 유사성 의혹을 받은 유희열의 표절 논란을 주제로 다뤘다.
김태원은 유희열의 ‘아주 사적인 밤’과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를 두고 “보통 표절을 하면 멜로디를 한두 개 바꾸는데, 제가 들어본 결과 멜로디 여덟 마디가 똑같더라. 그 점이 아이러니하다”라고 운을 뗐다.
김태원은 “옛날 곡들부터 (표절) 얘기가 오르내리는데 그게(표절이) 병이라면 그 병이 치료되지 않고 방관을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서 이런 얘기가 된 적이 별로 없다. 1990년대 초 서태지부터 그냥 넘어가면 되는 걸로 돼 있다”며 “유희열도 그런 사례가 아닐까”라고 했다. 서태지도 과거 서태지와 아이들의 ‘난 알아요’를 비롯해 지난 2014년 발표한 ‘소격동’ 등 여러 차례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앞서 유희열은 지난해 공개한 ‘아주 사적인 밤’이 일본 작곡가 사카모토 류이치의 ‘아쿠아’와 유사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에 지난 6월 14일 “긴 시간 가장 영향받고 존경하는 뮤지션이기에 무의식중에 저의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유사한 진행 방식으로 곡을 쓰게 됐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함께 출연한 임진모 평론가도 “유희열을 두고 일각에서 누구와 흡사하단 얘기가 아예 없던 건 아니다. 그때 바로 지적이 됐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며 김태원의 의견에 동의했다.
다만 “유희열은 작곡을 전공한 사람으로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이런 일이 터졌다는 건 객관적으로 양심, 의도를 얘기하기가 민망한 수준이다. 이해가 가지 않는다. 충분히 알 사람인데 이렇게 된 건 도덕적 해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한편 원곡자인 사카모토 류이치는 유희열의 표절 논란에 대해 “두 곡의 유사성은 있지만, 제 작품 ‘Aqua’를 보호하기 위한 어떠한 법적 조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