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 中증시에 14조원 유입...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
28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롄서는 중국 금융 플랫폼 윈드(Wind)를 인용해 6월 들어 중국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뚜렷하다며 6월 한 달에만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에 순유입된 북향자금(北向資金, 외국인 자금) 규모가 750억 위안(약 14조원)에 육박, 월간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외국인 자금의 중국 증시 매수 행보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날도 북향자금의 규모가 46억48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홍콩에서 상하이로 투자하는 후구퉁을 통해 17억5700만 위안이 순유입됐고, 홍콩을 통해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선구퉁을 통해서는 33억9700만 위안이 들어왔다.
최근 외국인 자금이 중국 본토 증시로 대거 유입된 건 낮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과 이에 따른 부양책 여력이 있는 데다,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산시증권은 "미국이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낮추면서 경제를 침체에 빠지지 않게 하는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란 의문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자본에 대한 투자 매력이 점차 커질 것"이라며 수익성이 높고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력적인 대형 가치주, 고성장이 지속되는 성장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광다증권도 "올해 하반기 상장사 전반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제조업보다는 소비재가 우위를 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소비주가 하반기 눈에 띄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짚었다. 광다증권도 △경기가 살아나고 있고 펀드 투자 비중이 낮은 바이주 섹터와 의약 섹터 △소비 진작 정책 수혜 업종인 자동차와 가전 등에 주목하라고 했다.
◆"주류, 태양광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조정한 외인
외국인 투자자들이 최근 중국 A주(본토 증시) 포트폴리오를 대거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최근 한 달간 주류, 태양광 설비, 가전 등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했다며 해당 업종의 순매수액이 100억 위안을 넘었다고 중국 경제참고보가 전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중국증시 황제주인 바이주기업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臺, 600519, SH)를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에만 외국인은 마오타이 주식만 89억8100만 위안을 순매입했다.
지난주 외국인들이 두 번째로 많이 담은 종목은 중국 배터리왕 CATL(寧德時代·닝더스다이, 300750, SZ)이었다.
이 밖에 글로벌 태양광 1위 업체 룽지구펀(隆基股份·융기실리콘, 601012, SH),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둥팡차이푸(東方財富, 300059, SZ) 등 종목에도 북향자금이 지난주 5억 위안 이상 순유입됐다.
◆"7월 외국인 자금 유입 거세질 듯"
7월에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7월부터 중국 본토 상하이·선전거래소에 상장된 상장지수펀드(ETF)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서다. 지난 24일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ETF를 기존의 상하이·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 매매 시스템인 후강퉁과 선강퉁에 포함시킨다고 했다. 다시 말해 외국인은 중국 본토에 상장된 ETF를, 중국 본토 주민은 홍콩에 상장된 ETF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이전에는 JP모건, UBS, 테마섹 등 글로벌 금융기관만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 자격을 취득한 후 중국증시에 투자할 수 있었으나 후·선강퉁을 통해 외국인 개인투자자도 중국 본토 증시 투자가 가능해졌다.
시장은 ETF가 후·선강퉁에 포함되는 데 대해 큰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중신증권은 지난 5월 27일 기준 중국증시에 상장된 510개 ETF 중 92개가 교차거래에 편입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규모 합계는 6862억 위안(약 132조원)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