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6조' 비만치료제 시장 활활···'삭센다' 독주 막을 주인공은?

2022-06-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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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과·안전·편의성 갖춰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2억 달러(약 4조원)에서 오는 2026년 46억 달러(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비만 환자가 크게 늘면서 비만 치료제를 연구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이어지면서 활동량 감소로 인해 이 기간 비만 환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각국의 보건당국 역시 비만 인구 증가로 사회·경제적 손실이 커지면서 고민에 빠진 가운데, 수요가 높아진 만큼 비만 치료제 시장도 덩달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일 한국바이오협회의 ‘글로벌 비만 치료제 개발 동향’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 비만 유병률은 1975년 이후 3배 증가했다. 미국 내에서도 과체중이 미국인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성인의 3분의1과 청소년의 20%가 당뇨를 가지고 있는 등 비만이 가장 큰 의료문제 중 하나로 꼽혔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비만 인구는 더욱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보험평가심사원이 지난 4월 발표한 ‘영양 결핍과 비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만 환자는 3만170명으로 2017년 1만4966명 대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비만은 당뇨병과 고혈압, 각종 암의 발생과 사망 위험을 높여 사회적인 비용 발생까지 초래한다.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건강위험요인의 사회·경제적 비용 연구’ 보고서에서 2019년 한 해 동안 비만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을 13조8528억원으로 추정했다. 의료비는 이 중 절반 이상인 7조3969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은 앞으로도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리서치앤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32억 달러(약 4조원)에서 오는 2026년 46억 달러(약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삭센다 독주체제, 큐시미아 추격 중···‘게임체인저’ 마운자로 등장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제약회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삭센다’가 독보적이고, 그 뒤를 알보젠코리아의 ‘큐시미아’가 추격하고 있다.

삭센다의 경우 세계 최초 비만 치료제로,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처방되는 빅토자(성분명 리라글루타이드)와 성분은 동일한데 용법·용량만 다르다.

삭센다는 발매 직후인 2018년 4분기 5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선두 자리를 꿰찬 후, 지난 1분기까지 14분기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매출 104억원을 올리며 국내 비만 치료제 시장 점유율 29.1%를 차지했다.

큐시미아를 개발한 알보젠코리아는 2019년 말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판매에 나섰다.

큐시미아의 지난 1분기 매출은 63억원으로 전년보다 7.1% 증가했다. 다만 큐시미아 시장 점유율은 작년 1분기 18.4%에서 올해는 17.8%로 소폭 하락했다.

한때 삭센다와 큐시미아가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했으나, 갈수록 두 제품의 격차는 커지는 추세다. 올해 1분기 기준 두 제품의 매출 차이는 41억원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지난해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허가를 받은 노보 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 지난달 허가를 받은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게임체인저로 급부상하면서 비만 치료제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특히 마운자로는 임상시험에서 체중의 최대 22.5%(24kg)까지 감량하는 효과를 보였다. 삭센다의 체중감량 효과는 평균 5%에서 최대 10%로 알려져 있다. 임상시험에 따르면 마운자로는 1주일에 1회만 투약하면서 체중감량 효과는 삭센다와 비교해 2배 이상 높은 것이다.

위고비는 노보 노디스크의 최신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제제 비만약이다. 위고비는 미국 FDA에서 승인받은 비만 환자 체중관리를 위한 최초의 주 1회 GLP-1 계열 비만약으로, 체중감량 효과는 최대 15% 수준으로 비만약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에 따르면 최근 FDA가 ‘LB54640’을 ‘POM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LB54640’은 포만감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의 작용 경로를 표적으로 한 1일 1회 먹는 비만 치료제다. [사진=LG화학]

 
◆ LG화학, 한미 등 국내 기업도 비만 치료제 개발 한창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LG화학,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등이 비만 치료제 개발에 한창이다.

LG화학의 경우 최근 유전성 비만 치료 신약이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 FDA가 ‘LB54640’을 ‘POMC(프로오피오멜라노코르틴) 결핍증’ 치료를 위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 ‘LB54640’은 포만감에 관여하는 단백질인 MC4R(멜라노코르틴-4 수용체)의 작용 경로를 표적으로 한 1일 1회 먹는 치료제다.

LG화학은 유전적 결함이 없는 건강한 과체중 성인을 대상으로 한 ‘LB54640’의 미국 임상 1상을 최근 완료, 연내 구체적인 임상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한미약품은 제2형 당뇨병으로 개발하고 있는 GLP-1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비만 등 대사질환 치료제로 확대할 수 있는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비만 및 당뇨 치료제로 'DA-1726'을 개발 중이다. 회사는 “이 약물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 작용해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에서도 블록버스터(매출 1조원 이상 기록 의약품) 비만 치료 신약이 탄생할지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제품 차별화 요소가 글로벌 시장 경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은 개발에 이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치료제의 효과성과 안전성을 입증해야 한다”면서 “특히 투약이 편리하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갖춰야 기존 글로벌 기업이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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