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일 아마존 주가는 전일 대비 1.99%(2.44달러) 오른 124.79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아마존이 2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한 후 첫 거래일이었다. 주가는 장중 한때 128.81달러까지 올랐고 시간 외 거래에서도 종가 대비 0.33%(0.41달러) 높은 125.20달러로 마감했다.
지난 5월 24일 대비로는 20% 가까이 급등했다. 24일 2082달러였던 주가는 2일까지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510.22달러까지 치솟았다. 3일에는 상승분을 일부 반납하며 2447달러로 거래를 마쳤지만 6일 반등에 성공하면서 액면분할을 반영하면 24일 대비 19.88%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같은 기간 나스닥 주요 빅테크들의 상승률을 모두 웃도는 수치다. 나스닥은 1만1264.45에서 1만2061.37로 7.07%(796.9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테슬라(13.80%)와 알파벳(10.24%), 메타(7.15%)도 나스닥 상승률을 웃돌았지만 아마존 상승률에는 미치지 못했다. 애플(4.12%)과 마이크로소프트(3.52%)는 아마존은 물론 나스닥 상승률도 밑돌았다.
이희권 메리츠증권 광화문금융센터 2Sub지점장은 "아마존은 이번 분할로 다우지수 편입이 가능해지면서 수급 측면에서도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며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은 단기 투자금이 아닌 만큼 상승분이 쉽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액면분할은 아마존에만 한정되는 호재가 아니다. 테슬라와 알파벳도 분할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마존과 같은 급등은 관측되지 않았다. 분할 외에도 아마존에만 작용하는 특별한 호재가 추가로 더 있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는 뉴욕증시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피크아웃 기대감이 아마존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마존의 1분기 실적 부진이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 부진이 아닌 인건비와 물류비 상승에 따른 이익률 감소에 기인했던 만큼 인플레이션 국면이 진정되면서 실적 회복이 확실시되는 아마존으로 자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모든 지표들이 인플레이션 심화를 가리켰던 연초와 달리 최근 들어서는 심화와 완화 소식이 혼재된 모양새다. 미국 고용부가 발표한 5월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를 보면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 대비 0.3% 오르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년 대비로는 5.24% 오르며 4월(5.46%) 대비 완화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이를 두고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한 것은 인플레이션을 완화시킬 수 있는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희권 지점장은 "주가 향방을 가를 변곡점은 오는 10일 발표되는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라며 "인플레이션 추가 완화 신호가 나오면 연초 대비 낙폭이 컸던 빅테크들의 주가는 반등세로 돌아설 수밖에 없다. 특히 아마존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타격이 상대적으로 컸던 만큼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