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자 4명 중 3명 "지방 근무 싫다…연봉 1000만원 더 주면 가능"

2022-06-0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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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 수도권 청년 구직자 301명 조사 결과

취업 시 고려 요소 '연봉'(37%) '근무지역'(29%) 순

응답자 85% "세종·대전 밑으로는 안 내려가"

#“지방에서 혼자 살려면 주거비와 식비가 별도로 더 들어가고, 주말에는 서울로 왕래해야 해 실제 비용이 더 많이 들 수밖에 없다. 이밖에도 부족한 생활여건이나 연애·결혼에 대한 걱정 등 간접적·심리적 요인까지 감안하면 금전적 메리트는 더 커야한다.” (경기 판교에 거주 중인 B씨)

청년 취업자 대부분이 지방 근무를 기피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들은 적어도 연봉 1000만원 이상을 더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7일 ‘지방 근무에 대한 청년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청년 3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지방 근무를 기피하느냐는 질문에 49.2%가 ‘다소 그렇다’라고 답했다. 23.6%는 ‘매우 그렇다‘라고 응답했다. 청년 4명 중 3명꼴로 지방 근무를 꺼린다는 결과다. 반면 ’별로 상관없다‘ 거나 ’전혀 상관없다‘는 응답은 각각 22.6%와 4.6%에 그쳤다. 

지방 근무를 기피하는 이유로는 ‘가족·친구 등 네트워크가 없어서’가 60.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생활·문화 인프라가 열악해서(59.8%) △주거·생활비가 부담돼서(49.8%) △원하는 직장이 없어서(14.2%) 등 순이었다.

특히 청년들은 연봉이 1000만원은 더 높아야 지방에서 근무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봉이 얼마나 높으면 지방 근무를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수도권 회사를 택한 청년들은 1000만원(36.5%)을 가장 높은 비율로 응답했다. 이어 근무 지역(28.9%)을 2위로 꼽았다. ‘수도권에서 근무할 수 있는지’ 여부가 높은 연봉만큼이나 회사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대한상의는 분석했다.

서울에서 어느 정도 먼 지역까지 근무할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수원·용인’이 64.1%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이보다 조금 더 아래 지역인 ‘평택·충주’는 31.9%로 선호도가 크게 하락했다.

중부권의 중심지인 ‘세종·대전’(25.9%)의 경우는 ‘평택·충주’와 응답률 차이가 크지 않았으나, 남부권 ‘대구·전주’(14.9%)에서는 다시 크게 떨어졌다. 세종·대전이 수도권 청년들이 근무를 고려하는 지리적인 마지노선인 셈이다.

기업 규모가 작더라도 수도권에 있는 기업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방 4대 그룹 소속 기업(26.6%)’보다 ‘수도권 일반 대기업(73.4%)’에 입사하겠다는 비율이 훨씬 높았다.

청년들은 지역불균형 해소를 위한 새 정부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지역 생활여건 개선‘(38.5%)을 꼽았다. 인구를 단순 유입시키는 차원을 넘어 그 안에서 자족 가능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주요기업 지방이전 촉진(21.6%)’, ‘지역 거점도시 육성(16.9%)’, ‘공공기관 이전 확대(9.3%)’, ‘지역 특화산업 육성(7.3%)’ 등이 뒤를 이었다. 

전인식 대한상의 산업정책실장은 “지역 불균형 해소의 핵심은 결국 미래 세대인 청년과 지역 경제를 이끌어갈 기업이 스스로 찾아와 정착하고 싶은 지역을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 눈높이에 맞게 지역 생활 여건을 지속 개선하고, 기업에 친화적인 제도와 인프라도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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